SK 떠나 종로구 날아온 '아트센터 나비'…노소영 "새로운 마음"

오진영 기자
2026.06.11 16:40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1일 종로구 사간동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린 재개관전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노소영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가 11일 종로구 사간동에 문을 열었다. SK 본사 사옥인 서린빌딩에서 26년 만에 둥지를 옮겼다. 아트센터 나비는 재개관전을 시작으로 4차례의 추가 전시, 포럼, 세미나 등 멈춰 있던 '전시 시계'를 다시 움직인다는 목표다.

아트센터 나비는 이날 사간동 나비에서 재개관 기념식을 개최했다. 노 관장과 인근 미술관, 갤러리 관계자들 수십여 명이 참석했다. 흰색 셔츠와 검정 바지, 운동화를 신은 노 관장은 밝게 웃으며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건넸다. 개관 기념 특별 전시인 한진수 작가와 전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노 관장은 기념사에서 "(아트센터) 나비가 이곳에 날아왔다"며 "새로운 전시를 모색하기 위해 마음의 태세를 갖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도 여러 차례의 전시가 예정돼 있는데, 작업하는 분들을 활발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성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11일 종로구 사간동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린 재개관전에 전시된 한진수 작가의 '화이트폰드'. / 사진 = 오진영 기자

재개관전은 키네틱(움직이는 조각) 설치 작가인 한진수 개인전 '뜸'으로 결정됐다. 밥을 지을 때 뜸을 들여 익히듯이 새 생명을 품을 때 발효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아낸 전시다. 전시에는'그림형성기'와 '화이트 폰드', '불확실의 꽃' 등 대표작을 망라했다. 자동차 문, 해골·손 모형, 유리 공 등 독특한 오브제(조형)를 활용하는 작가의 개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변화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기계를 이용해 먹으로 된 비눗물 거품을 쏘거나 붓질을 하고, 그림을 담아내는 과정 자체가 모두 작품이다. 한 시점에 멈춰 있는 다른 미술 작품과 다르게 계속해 바뀌기 때문에 매번 감상이 다르다. 한진수 작가는 "결과보다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데에서 착안했다"며 "보는 사람마다 결과가 달라지는 전시를 추구했다"고 말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재개관전을 시작으로 독립적인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SK 본사 안에 있던 종속된 예술 시설에서 벗어나 4층 단독 건물을 활용한 자립적 전시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말까지 4차례의 전시가 더 예정돼 있으며 포럼이나 교육 세미나, 토크 콘서트 등 여러 콘텐츠가 열릴 전망이다.

아트센터 나비는 우리나라 최초의 미디어 아트 전문 기관이다. 노 전 관장의 전 남편 최태원 SK 회장의 모친 고(故)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 미술관에서 이름을 바꿨다. 백남준, 박현기 등 우리 미디어아트를 대표하는 예술인들과 함께 다양한 전시를 펼쳐 왔다.

11일 종로구 사간동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린 재개관전에 전시된 한진수 작가의 '불확실의 꽃'. / 영상 =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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