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화장해야 남자들에 인기"…수십만원씩 쓸어담는 외국 여성들

오진영 기자
2026.06.27 10:00

[이주의 FLOW]

[편집자주]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문화·예술 관람률은 10명 중 6명인 60.2%. 하지만 넘쳐나는 공연과 전시, 정책에는 자칫 압도돼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예술에서 '플로우'(Flow)는 몰입을 뜻합니다. 머니투데이가 당신의 문화·예술·스포츠 'FLOW'를 위해 이번 주의 이슈를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한국 메이크업의 비밀'을 소개하는 인플루언서. 이 인플루언서는 '한국 여성의 메이크업을 배워야 한다'는 영상을 게시한다. / 사진 = 바이두

"한 번 올 때마다 수십만원은 쓰는 것 같아요. 화장품 목록을 적어주는 친구도 있어요."

중국 허난성에 거주하는 직장인 여성 피오후에씨(27)는 올해 들어 4번째 한국을 찾았다. 피부과에서 관리를 받거나 면세점, 백화점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그가 찍어 올린 '올영(올리브영) 싹쓸이 영상'은 '더우인'(틱톡)에서 수만건 이상 조회되기도 했다. 그는"화장품 때문에라도 한국을 올 가치가 충분하다"며 "중국 남성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가수 '츄'처럼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뷰티 관광객'들이 크게 늘며 관광업계의 기대가 모인다.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K뷰티 인기가 K컬처 수요를 타고 다시 치솟으며 방한의 마중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관광객들에 비해 소비 규모가 커 관광 산업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21~26일 머니투데이가 최근 1년간 한국을 찾은 적 있는 외국인 여성 32명에게 질의한 결과 이 중 30명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거나 관리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구매액이 10만원을 넘었다는 응답자도 25명이었으며 '뷰티가 방한에 영향을 줬다'는 응답자는 29명이었다.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3차례 한국을 찾은 대만의 쩡린씨(25)는 "클리닉과 화장품을 합해 뷰티 구매액이 100만원에 이를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방한 관광객이 뷰티에 쓰는 돈은 점차 증가 중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결제한 뷰티 업종 관련 금액은 8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뛰었다. 올해는 1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주요 면세점의 뷰티 상품 거래액도 전년 대비 40% 가까이 성장했으며, 지난 3월과 6월 열린 올리브영의 세일 기간 외국인 손님은 3년 전보다 11배나 치솟았다.

과거에는 일본에 집중돼 있던 아시아의 '뷰티 관광' 주도권이 한국으로 옮겨오는 양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뷰티 수출액은 15조원으로 일본을 제치고 '샤넬', '디올' 등을 보유한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다. 오사카의 한 아웃바운드(자국민의 해외 관광)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여성들은 무조건 한국 화장품을 산다고 보면 된다"며 "이에 맞춰 할인 쿠폰이나 가성비 있는 판매처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 상품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이커그라운드에서 열린 2026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을 찾은 외국인들이 메이크업 강연을 들은 후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뷰티 관광객의 특징은 유행에 민감하면서 소비 규모가 크고, 재방문율이 높다는 점이다. 마음을 사로잡기는 까다롭지만 한 번 고정 고객층이 되면 비싼 제품 구매나 여행 비용 지출도 마다하지 않는다. 여러 번 구매해야 하는 화장품 특성상 한국을 반복해 찾는 사람들도 많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삼십대 여성들의 70~80%는 뷰티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뷰티의 기반 역할을 하는 K컬처의 인기가 상승 중인 만큼 뷰티 관광객의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외국인이 국내 뷰티·웰니스에서 지출한 금액은 전년 대비 56.7% 증가했다. 서울의 한 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인기 그룹의 팬들이 국내를 찾는 경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외국인의 K뷰티 소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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