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in리포트]
피부암 환자 3만6000명대
'햇빛에 의한 손상' 주요인
초기 완치율 90% 이상…전이되면 급감
"여름철 자외선 차단제 활용 필수"

#직장인 윤모씨(여·40대)는 최근 왼쪽 볼에 있던 점의 크기에 변화가 생겼다. 원래 쌀알 반 정도 크기의 작은 반점이었는데 어느 순간 돌출되며 모양이 바뀌었다. 동네 병원을 찾은 윤씨는 피부암이 의심된단 소견을 듣고 인근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았다. 그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점 모양이나 크기가 달라져 피부 질환을 의심하긴 했지만 암일 가능성은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피부암 환자 수는 2020년 2만7211명에서 2024년 3만6097명으로 약 33% 증가했다. 피부암은 주로 자외선에 취약한 백인 환자 비중이 높지만, 최근 전반적인 평균 수명이 늘고 그만큼 자외선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인종과 관계없이 환자 수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요즘처럼 햇빛이 강한 여름철엔 주의가 필요한 대표적인 암종이다.
피부암은 피부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암으로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 흑색종으로 구분된다. 가장 흔한 기저세포암은 얼굴에 주로 나타나며 서서히 자라는 게 특징이다. 전이 가능성은 드물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주변 피부·근육·뼈 등을 침입할 수 있다. 얼굴·아랫입술·귀 등에 발생하는 편평세포암은 기저세포암보다 진행이 빠르고 주변으로 전이되는 사례도 있다.
악성 흑색종은 가장 위험한 피부암이다. 검은색 반점이나 결절로 나타나는데 색소 침착 없이 발병하기도 한다. 점의 모양·색조·크기 등이 변하거나 가려움·따가움·통증·출혈 등이 나타난다면 흑색종을 의심해볼 수 있다. 흑색종은 전이가 흔하며 질환이 진행된 뒤엔 예후가 좋지 않다. 국내 악성 흑색종 환자 수는 2015년 3258명에서 지난해 5389명으로 증가 추세다.

피부암의 주된 요인은 햇빛에 의한 손상이다. 자외선은 DNA(데옥시리보핵산)에 손상을 입혀 세포 성장과 분화에 영향을 미친다. 햇빛에 자주 노출될수록 피부 손상도 장기간 누적돼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만성적인 상처·화상 흉터·장기이식 후 면역 저하·비소 등 화학물질에 노출된 경우에도 피부암이 발생할 수 있다. 점 크기가 커지거나 색깔이 변하고, 경계가 불규칙하거나 비대칭으로 변했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4주 이상 낫지 않는 작은 상처, 반복해서 피가 나고 딱지가 생기는 병변, 반짝이는 혹, 만성적으로 헐어 있는 병변도 피부암 신호가 될 수 있다.
피부암은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기저세포암은 완치율이 거의 100%이며 편평세포암도 조기 발견 시 대부분 완치할 수 있다. 진행 속도가 빠른 흑색종도 초기엔 5년 생존율이 90% 이상에 달할 정도로 높다. 다만 흑색종이 다른 부위로 전이된 때엔 생존율이 약 35%로 급감한다. 초기 피부암은 대개 치료 예후가 좋지만 진단이 늦어질수록 수술 범위가 커지고, 치료가 복잡해지는 만큼 빠른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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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을 위해선 자외선 차단제를 잘 활용해야 한다. 외출 전 얼굴·귀·목·손등처럼 햇빛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장시간 밖에 있는 경우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게 좋다.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0시~오후 3시엔 가급적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유성 순천향대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여름철엔 피부가 타거나 기미·주근깨 등을 많이 걱정하는데, 정작 피부암은 잘 경계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피부암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장기 전이가 가능한 악성 종양이다. 본인 피부를 잘 살피는 습관을 갖되, 평소와 다른 변화가 있다면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