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단속 강화에도 콘텐츠를 무단으로 복제해 배포하는 불법 사이트가 활개친다. 창작자들은 조직화한 불법 사이트들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단속을 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29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11일부터 불법 사이트를 우선 차단할 수 있는 '긴급차단 제도'를 도입한 후에도 '뉴토끼', '블랙툰', '해피툰' 등 콘텐츠 공유 사이트가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불법이지만 포털 사이트에서 '웹툰', '일본 만화' 등을 검색하기만 해도 쉽게 접속할 수 있다. 이들 사이트는 국내 최대의 불법 공유 사이트 '마나토끼' 계열의 불법 사이트들로, 마나토끼의 운영자가 지난 28일 검찰에 넘겨졌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불법 사이트 단속이 어려운 이유는 이들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수시로 주소를 바꾸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주소 한 곳을 차단하면 비슷한 형태의 다음 주소가 곧바로 등장하기 때문에 사실상 원천 차단이 불가능한 셈이다.
최근 정부에 항의 서한을 낸 한 웹툰 작가는 "불법사이트 XXX.COM이 차단되면 1~2시간 내에 XXX01.COM이 새로 생긴다"며 "실시간으로 웹툰·콘텐츠가 업로드되는데 하루 접속자 수가 수십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회수는 몇백만회를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수익도 불법 사이트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불법 사이트 한 곳당 많게는 몇십명의 인원이 투입돼 수시로 주소를 바꿔가며 운영이 가능한 것은 상단에 붙은 도박 사이트, 불법 성인물 사이트 등의 광고 수익 덕분이다. 한 곳당 광고 수익이 하루 최대 수백만원을 넘기는 사이트도 많다.
단속 강화나 운영진이 검거된 이후 오히려 수익을 내는 방법이 진화했다. 뉴토끼 등 일부 사이트는 아예 마일리지를 적립해야 콘텐츠를 볼 수 있게 이용 방식을 바꿨으며 회원 등급을 매겨 콘텐츠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곳도 있다. 한 사이트는 불법 도박을 하면 콘텐츠 이용 범위를 넓히거나 '경품'을 준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중국·태국 등 해외에 본거지를 둔 곳이 많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가 해외 공조를 강화하고 긴급차단을 시행 중이지만 국내 접속만 막을 수 있을 뿐 해외 서버 자체를 삭제할 수는 없다. 해당 서버를 지우려면 불법 콘텐츠 공유가 많이 일어나는 국가의 인터넷을 들여다봐야 하는데 국내 수사기관이 강제성을 갖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결국 근본적인 근절을 위해서는 '돈줄'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웹툰을 배포하는 플랫폼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불법 플랫폼 단속 강화 기조는 반갑지만 지금은 너무 방식이 복잡하고 까다롭게 진화해 일률적인 단속이 어려워졌다"며 "서버 폐쇄보다는 수익을 내는 범죄형 광고를 차단해 돈줄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