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보다 '함께 멀리'…조직 잠재력 깨우는 리더의 조건[서평]

백소희 기자
2026.07.07 12:00

[이슈책방] 허영호 전 LG이노텍 사장

(로이터=뉴스1) 잉글랜드 대표팀 해리 케인이 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콩고민주공화국과의 2026 월드컵 32강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포토공용 기자

조직을 이끄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카리스마로 무장한' 리더십이 아니라 조직 그 자체에 있다. 나를 따르라는 식의 리더십에서 벗어나, 구성원과 함께 멀리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LG그룹에서 10년 넘게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한 허영호 LG이노텍 전 사장이 저서 '조직은 어떻게 강해지는가'에서 이같이 설명한다.

저자는 LG 구미 공장에서 일을 시작해 20년 가까이 TV 생산현장을 지켰다. 그가 2001년 LG이노텍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연매출 3000억원이던 회사는 2012년 퇴임 무렵 연매출 5조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전자부품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아리 드 호이스의 책 '살아있는 기업 100년의 기업'이었다. 기업을 살아있는 존재로 보는 발상을 대중에 널리 알린 책이다. 그가 평소 생각하던 '함께 멀리 가는 경영'과 일맥상통했다.

이 책은 '살아있는 기업' 이론에 실천적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기업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기계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로 봐야 한다. 조직을 숫자로만 관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구성원들이 조직 안에서 부딪히고 경험을 쌓을 때 비로소 성과로 전환된다. 현장에서 느껴보니 신제품 개발에서 양산까지 이어지는 성과는 수많은 구성원의 협력이 결합돼야만 가능했다.

저자는 '3D 경영 프레임워크', '청정문'이라는 실행 도구를 제시한다. 3D는 꿈(Dream)·항해(Destination)·실행(Drive) 세 요소가 연결될 때 조직이 강해진다는 틀이다.

청정문은 경청·인정·질문이라는 리더의 구체적 행동 지침이다. 구성원이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하고 리더 눈치만 보는 조직에서는 잠재력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질문은 추궁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도구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 전체가 생각하고 배우고 움직이는 힘을 단련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리더는 바닷물의 소금처럼 비중은 3.5%에 불과하지만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존재다. 리더가 모든 걸 결정하는 조직은 오래 가지 못하고 정답을 기다리는 조직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저자는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정년 퇴임 후에는 경영 현장에서 체득한 지혜를 사회와 나누고 있다.

◇조직은 어떻게 강해지는가, 클라우드나인,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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