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기준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이미 재계의 새 트렌드가 됐다. 하지만 현장을 누비는 구성원들에게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선전용 구호'에 가깝다. ESG 우수기업의 일원이어도 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LG전자와 대한산업안전협회,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을 거친 '프로 경영인' 김영기 산업정책연구원 원장은 저서 '사람 사슬 경영'에서 조직에 ESG를 뿌리내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단순히 보고서의 숫자에 치중하는 것은 ESG가 아니다. 일하는 사람이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진짜 ESG'를 실행하는 기반이 구축된다.
책은 HR(인사 관리)에 ESG를 도입해야 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건넨다. 채용부터 교육, 평가, 노사 관계 등 모든 HR 과정에 ESG가 연결되어야 ESG 경영을 달성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연결을 '사람 사슬'이라고 부르며 ESG 경영의 새 축으로 제시한다.
다른 책들이 공시 기준이나 지표 체계 등 보고서 위 'ESG 숫자'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누구의 책임인가'를 묻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주제는 명확하다. 'ESG를 잘 달성하면 우수한 평가를 하고, 달성하지 못하면 낮은 평가를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엄밀히 말해 ESG 경영서라기보다는 'HR을 활용해 ESG를 하는 법'을 다룬 지침서에 가깝다.
책은 ESG 경영 시대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서는 HR 부서라고 강조한다. HR 부서는 단순한 지원 부서를 넘어 사람과 조직, 데이터와 책임을 잇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서다. HR부서의 권한이 커질 때 ESG가 실제로 조직에서 작동할 수 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라는 구조로 씌어 있어 이해가 쉽다. 이론에 그치지 않고 HR을 실제 직무에 적용하는 방법을 담고 있어 ESG를 실행하려는 기업의 실무자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ESG가 기업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공부하려는 독자들에게도 매력적이다.
저자는 LG전자와 LG그룹 지주회사에서 CHRO(최고인사책임자) 부사장,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사장을 지낸 기업인이다. 대한산업안전협회 회장을 거처 산업정책연구원 원장으로 재 중이다.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과 조직 성과', '노동과 ESG'(공저) 등 책을 썼다.
◇사람 사슬 경영, 나남, 2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