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말고 버텨, 때 되면 크게 휘두른다"…26년 투자 치과의사의 조언

김희정 기자
2026.07.13 16:05

'역대급 불장'이었는데 내 계좌만 조용하다고?

지난 5월 한 달간 코스피는 28.45% 올랐지만 948개 종목 중 상승한 것은 111개뿐이었다. 811개는 오히려 내렸다. 지수는 연일 신기록인데 웃는 투자자는 열에 하나였던 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불기둥'에 올라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신간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부크온)는 이런 장세에서 조급해진 투자자에게 정반대의 처방을 내민다. "투자의 핵심은 잔파도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잔파도에 휩쓸려 나가지 않는 것"이라는 게 책을 관통하는 한 문장이다.

저자 최락현은 개인 치과를 운영하는 현직 치과의사이자 26년 차 투자자다. 2023년부터 '오크트리'라는 필명으로 투자 블로그를 운영해 왔고 매일 새벽 책을 읽고 쓴 기록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됐다. 다양한 전략을 직접 시도하며 실패와 후회를 거듭한 끝에 그가 온몸으로 체득한 결론은 단순하다. "투자는 결국 하방을 막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저자가 제시한 책의 뼈대는 '리스크 관리'와 '집중투자'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두 축을 저자는 시간의 축으로 풀어낸다.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으로, 장기적으로는 공격적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잃지 않는 투자'로 토대를 다지며 버티다보면 반드시 '배트를 크게 휘둘러야 할 때'가 오는데, 그 순간 제대로 비중을 실으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은 바로 그 순간을 위한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투자 전략을 '인베스팅'과 '모멘텀 트레이딩'으로 나눠 각각이 요구하는 어려움, 얻을 수 있는 것과 감당해야 할 것을 나란히 놓고 따져보는 대목도 눈에 띈다. 투자자들은 늘 얻을 것에만 눈이 가지만, 그 대가를 함께 계산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얘기다. "승부는 매수에서 결정되고, 승부의 크기는 매도에서 결정된다" 같은 경구들은 26년의 수업료가 응축된 문장들이다.

책은 심리와 태도의 문제도 파고든다. 강세장에서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행복한 감정의 오류', 놓칠까 두려워 흔들리는 포모(FOMO), 눈앞의 생생한 이미지에 홀려 기저율이라는 '거대한 중력'을 무시하는 확률적 판단의 함정까지.

"투자자는 한가해야 한다"는 조언은 게으름 예찬이 아니라, 결정적 기회가 왔을 때 두뇌를 풀가동할 인지적 여유를 확보하라는 뜻이다.

지수만 보면 아무나 돈을 벌 것 같은 시장에서 열에 아홉이 웃지 못하는 지금, "진정 위험한 것은 불확실성 자체가 아니라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믿는 순간"이라는 저자의 경고는 서늘하게 와닿는다.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 부크온,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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