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묘 앞 재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심화되는 도중 사업시행자인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내놓은 협상안이 재차 보류됐다.
20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가유산위원회 매장분과는 전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서울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내 유적 보존 방안' 안건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유산위는 국가유산의 보존·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조사하고 심의하는 유산청의 자문기구다.
유산위는 사업시행계획의 변경이 확정된 이후에 재심의가 필요하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 안건은 2024년 1월에 열린 문화유산위원회(국가유산위 통합 전 이름)에서도 '구체적 보존방안을 추후 제출하라'는 이유로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SH가 제시한 방안은 유적지 내 이문(마을 경계에 세워진 문)을 지상 동편 빈 공간으로 이전하고, 선대유구(아래층 구조물), 배수로 등을 이동하는 등의 내용이다. 발굴자료를 전시하는 기존 공간의 면적을 넓혀 지하 1층에 설치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류 결정이 내려지며 세운4구역 일대의 발굴 조사 완료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유산위 심의와 유산청장의 발굴 조사 완료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부지에서는 어떤 공사도 추진할 수 없다.
유산청과 서울시는 인근 재개발의 규모를 놓고 분쟁을 빚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2018년 합의 내용을 깨고 인근 건물의 최대 높이를 71.9미터(m)에서 최대 145m로 상향 조정하자, 문체부와 유산청은 HIA(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시행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