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 보는데, 세금 지원?"…절박한 K무용 향한 싸늘한 시선

"아무도 안 보는데, 세금 지원?"…절박한 K무용 향한 싸늘한 시선

오진영 기자
2026.08.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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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사진 = 게티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사진 = 게티이미지

"공연을 하면 관객석의 절반도 안 채워질 때가 많습니다. 무용단 규모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지역 무용단 대표)

무용 불황이 장기화되며 무용계의 고민이 심화한다. 초유의 '1만명 서명 운동' 까지 시작되며 지원을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지만, 한편에서는 무용계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중성 확보, 새 콘텐츠의 개발 등 시장을 넓힐 방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무용계에 따르면 무용인 연대체 '범무용계 생존연대'의 1만명 서명 운동은 이날 기준 과반을 넘어섰다. 원로 무용가와 전국 국·공립 무용단원 외에도 교육인이나 청년 등이 대거 동참한 결과다. 무용계 관계자는 "이 추세라면 무용인들의 생존이 어렵다는 데에 중지가 모아졌다"며 "1만명 달성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로 많은 무용인들이 한 곳에 모여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무용진흥법 제정 촉구 움직임 등 사례에서도 수백명의 무용인들이 모이는 데 그쳤다. K컬처의 위상 강화에도 무용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며 무용계의 생존 문제로 이어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연대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의 52개 무용 관련 학과는 30개로 줄었으며, 무용인들의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무용계의 어려움에는 공감하면서도 지원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용계의 '티켓파워'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작정 지원을 늘려 봐야 실효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공연통합예술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의 무용 공연 티켓예매액은 118억여원인데, 대중음악(6762억여원)은 물론 뮤지컬(2831억여원), 연극(809억여원), 서양음악(536억여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그래픽 = 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 = 김현정 디자인기자

무용 관람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는 지나치게 높은 진입장벽, 부족한 콘텐츠, 상대적으로 비싼 티켓값 등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난해한 주제나 이해하기 어려운 구성 등은 관객 수를 늘리지 못하게 막는 주된 요인이다.

관객들이 찾는 공연을 만들지 못하면 무용계를 향한 지원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세계적인 무용수를 잇달아 배출해내며 국제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고는 있으나 정작 국내의 공연장은 비어 있는 셈이다. 수도권의 한 무용단 관계자는 "최근 해외의 유명 발레단과 협업해 기획한 공연도 객석을 60~70%밖에 채우지 못했다"며 "몇 년간 무용 관객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도 관련 지원을 줄이는 추세다. 독일에서는 정부의 문화예산이 10% 이상 깎였으며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도 국립 무용단체 지원금이 삭감됐다. 세계적인 무용단 '사샤 발츠 앤 게스트'는 신작 제작을 중단했으며 영국의 상징 '노던 발레단'은 공연 일부에서 제작비가 많이 드는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취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예술대학 교수는 "좋은 무용수가 많아진다고 무용계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많아야 무용이 활성화되는 것"이라며 "예술성의 추구, 국제 무대 성과도 필요하지만 먼저 대중들을 무용 공연장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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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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