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연구원 수가 100명이 넘는 대형연구소인 브르킹스연구소, 미국기업연구소, 헤리티지재단 등 정책입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싱크탱크가 운영되고 있다. 영국의 채담하우스와 브라질의 브릭스정책센터, 벨기에의 유럽정책센터 등도 전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양질의 싱크탱크다. 싱크탱크는 정부정책의 당위성을 뒷받침해주기도 하고 반대 입장에서 비판할 정당한 근거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싱크탱크의 독립성이 매우 중요하다. 반드시 정치성향이 중립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연구가 매우 객관적이고 수준 높아야 그 연구나 정책 또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브르킹스연구소도 정책 면에서 민주당 성향을 많이 띤다는 이유로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중립주의를 표방하며 한꺼번에 많은 금액을 한 기업으로부터 기부 받지 않고 적은 금액을 많은 수의 기업으로부터 기부 받는 등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함께하고 있다.
국내에도 다양한 민간 싱크탱크들이 활발하게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자금 지원의 출처에 따라 그 성향이 결정되기도 하지만 일반시민들의 지원이나 개개인의 재능 기부에 의해 이뤄지는 비영리 싱크탱크도 있다.
어려운 국내 환경 속에서 비영리 싱크탱크의 활동은 대부분 연구결과를 발표하거나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의 경우 외부에서 공론화돼야 하는 주제가 있음에도 내적인 연구 활동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더리더는 5월부터 6개월간 다양한 국내 싱크탱크에 대해 소개하고 그 주요 정책들과 다양한 국내외 현안을 분석해 이 같은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2015년 화두로 떠오른 통일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한반도선진화재단을찾았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지난 2006년 박세일(67) 교수를 필두로 12명의 이사진이 세운 싱크탱크로, 지난해박재완(60)이사장이 취임하면서 도약의 시기를 맞았다.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책이 화제였다. 이사장께서는 MB정권의 핵심 참모였는데 이 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 정책에 초점을 두고 성과와 한계를 집약해서 펴낸 회고록은 처음인 것으로 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 헌정사에 한 획을 그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국정 수행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했던 이야기를 정리해 후대에 교훈으로 남기고 참고자료로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펴낸 것이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출간됐다고 평가한다.
아쉬운 부분은 없나.
- 최근에도 한창 논의 중인 공무원연금 개혁에 관한 것인데 2009년 당시에도 진행했던 부분이다.
물론 100점짜리는 아니었지만 0에서 시작하면 100으로 뛰어오르는 빅뱅 같은 전략도 있겠지만 0에서 시작하면 30, 60으로 올라가는 단계별 전략으로 접근하는 방식도 사안에 따라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당시 공무원연금 지급기준을 퇴직 직전 3년간의 평균보수 월액으로 하던 것을 공무원 기간 전체 평균의 월액으로 낮춰 지급하고, 연금 지급개시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개혁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런 세부적인 정책 부분을 담지 못했다. 5년간 한 일을 담자면 아마 1000페이지도 모자랄 것이다.
경제·외교 안보의 큰 틀에서 담다 보니 사회·일반 행정·문화 예술분야에 대한 정책에 관해서는 다루지 못하거나 깊이 있게 전달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기존의 회고록은 전문 저술가와 소수의 사람들이 작성한 데 반해 이번에는 30여명의 참모들과 내각 구성원들이 모여 토론하고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쓴 방식이 새로운 시도였다고 볼 수 있겠다.
지금 정부는 어떻게 평가하나.
- 북핵 문제나 민생경제 등 여러 문제가 기로에 선 상황이고 굉장히 어려운 국면인데 정부가 중심을 잘 잡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때일수록 국민들도 힘을 모아 전체 에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최근 소통의 리더십에 대해 많이 강조하는데 소통은 필요조건이고 충분조건은 창도(唱道)다. 우리 리더들이 ‘창도의 리더십’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난국을 돌파하는 해법에 대해 설득하고 이끌기를 바란다.
의회 정치나 대외 민주주의가 성숙해 있는 곳과 국정이 잘 운영되고 국운이 상승하는 곳을 보면 ‘창도의 리더십’이 있었다고 본다. 너무 극단으로 대립을 반복하며 치닫기보다는 생산적인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모습이 나오면 좋겠다.
한반도선진화재단에 관해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무대 밖에서 바라본 정부와 국회는 어떤가.
- 정부에 있을 때보다 나와 있으니까 아무래도 마음이 편한 것 같다. 정부에 있을 때는 비가 오면 임시직이나 노점상인들, 건설일용직들이 공치는 날이구나 걱정하고 비가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가물어서 배추가 타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주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 부담은 덜한 것이 사실이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이 남북한 통일을 위한 정책 대안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오지 않았나. 최근 국내 개혁에 대한 부분이 연구에 추가된 듯하다. 어떤 의미가 있나.
-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이름이 시사하듯 남북한의 원만한 통합을 이루지 않으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고 보고 그 부분을 큰 의제로 설정했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나 정치권에서 이 숙제를 모두 해결해주기를 바라면 안 된다. 민간에서도 품질이 높은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선진화를 위한 여러 개혁에 관해 연구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재단에서는 남북통일을 위한 준비와 함께 우리나라의 선진화를 위한 각 방면에 꼭 필요한 연구를 하고 있다.
마침 지난해엔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이라는 큰 화두를 던져 통일에 대한 냉소적 반응을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반응으로 바꾸었고 그 뒤에 남북통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전엔 통일에 대해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분위기여서 우리가 열심히 했지만 지금은 우리 외에도 통일에 대한 연구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이제는 국내 개혁에 대한 과제도 다루기로 하고 비중을 조정했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 이후에 통일준비위원회도 만들었다. 최근 흡수통일 이야기가 나오던데.
- 이런 부분은 일회성 해프닝으로 봐야 할 듯하다. 북한이 이런 부분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통일이 됐을 때 총론은 어느 정도 있는데 각론이 없었다. 우리 한선재단도 지난해부터 각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통일이 되면 사회복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SOC는 어찌해야 하는지,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북한 교사의 재교육 등 깊이 들어가면 생각하고 고민할 것이 너무 많다.
각론 외에 통일에 대한 방법도 외교 주변 4강국의 국제적인 협력부분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 통일준비위원회는 참 잘 만든 것 같다.
재단 차원에서 준비하는 다양한 통일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실행력 또는 정부와 공조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나.
-통일준비위원회에 박세일 교수도 있다. 그런 교감이나 네트워크 등은 앞으로 강화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독일이 통일될 때를 보면 정부가 큰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통일을 열렬히 원했기 때문에 통일이 가능했다.
이 사례로 볼 때 정부 차원에서 서로 협의하고 힘을 합치고 공감대를 이루는 것도 하나의 트랙으로 진행돼야 하지만 민간부문에서 힘을 모으고 공감대를 이루는 부분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민간 싱크탱크로서 기여할 영역이 꽤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정책기조 선상에서 민간끼리 마음을 모으는 일도 해야 하고 주변국과 학술적 교류를 통해 우리 의견을 전달하는 일도 해야 한다. 중국의 민간 싱크탱크, 지식인층에게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고 통일이 돼도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점을 전달해야 한다. 일본·미국·중국학자들과 만나 이런 교류들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통일이 가능할까.
-사람의 생각이 역사를 바꾸는 것이다.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문제다. 갑작스럽게 될지 서서히 진전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관리가능한 수준에서 될지 통제할 수 없는 사태로 발전할지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가급적이면 남북한이 큰 비용을 치르지 않고 원만하게 융합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까를 연구하고 있으며 통일은 반드시 된다는 것을 전제로 준비하고 있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생각과 의지를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결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국민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개혁이 당장은 힘들 수 있고 개개인에게는 불이익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더 큰 이익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대승적으로 동참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구조개혁이 우리나라 전체의 펀더멘탈(fundamental)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인지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그것에 모두 흔쾌히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금리인하, 재정확대, 기업에 대한 금융확대 등이 당장의 효과는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고 그것이 구조개혁이다. 구조개혁을 해야 자녀의 부담이 줄어들고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다. 구조개혁이 모든 세대가 다 잘 될 수 있는 길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 한반도선진화재단 소개 ☜
한반도선진화재단은 공동체자유주의를 기치로 한반도의 선진화와 통일을 목표로 활동하는 비정파적인 민간 싱크탱크다.
2006년 9월 출범한 재단은 각계 학자 및 전문가들의 재능기부 네트워크 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박세일 이사장의 재임 동안 창업기를 마치고, 2014년 2월 바통을 이어 받은 박재완 이사장 체계에서 재단은 한국형 헤리티지, 한국형 브루킹스를 추진하기 위해 정책공론 기능을 보다 더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반도선진화재단 내에서 진행되던 연 30차례의 정책세미나를 국회로 자리를 옮겨 다양한 논의를 정책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선재단의 주요사업으로는 정책연구, 한선아카데미 운영, 선진화 통일사상의 전파, 정책 공론화 등이 있다.
세부적으로 정책연구는 선진화 싱크탱크운영을 통해 선진화 사상, 비전 및 현장 대안 중심의 정책 개발을 하고 있으며, 전문 분야별 정책 연구와 토론회 및 정책 보고서를 발간중이다.
또한 분야별 국가 전략을 제시하고 한선고유지수를 개발하였다.
한선고유지수는 선진화지수, 종합국력지수, 행복지수 등을 개발 하여 세계 주요 20개국 비교 순위 등을 발표하였으며, 객관적인 지수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의 각 분야별 선진화 정도를 파악하는데 기여했다.
운영 중인 한선아카데미에서는 청년한선을 모집하여 선진화 사상 전파와 차세대 인재양성을 통한 올바른 가치관 교육을 하고 있다. (http://hansun.org/korean/, 대표전화 : 02-2275-8391~2)
출생 1955년 1월 24일 (경상남도 마산)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정책학 석사, 박사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부 행정학전공 부교수
한국행정학회 연구이사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표비서실 실장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
제2대 고용노동부 장관
제3대 기획재정부 장관
現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