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배출가스 장치 조작' 폭스바겐, 국내선 '리콜' 못한다

세종=유영호 기자
2015.09.22 10:23

A3·골프·제타 등 입항물량 특별검사… "처벌조항 없어, 2017년 제도 개선"

폭스바겐 골프./사진=폭스바겐코리아 홈페이지

아우디 A3와 골프, 제타 등 배출가스 장치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돼 미국내 판매가 전면 중단된 독일 폭스바겐(VW)그룹의 차종에 대해 정부가 특별 검사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에는 처벌 조항이 없어서 배출가스 장치 조작이 확인돼도 리콜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22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골프, 제타 등 문제가 된 모델에 대해 가장 빠른 입항 물량을 대상으로 배출가스 관련 검사에 나선다"며 "한 달 안에 조사를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수시검사' 형태로 차량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현행법에는 자동차 검사의 경우 차종별로 국내 최초 도입시 '인증검사'를 하고 이후에 수입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부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수시검사'를 통해 차량이 '인증검사' 합격 당시와 동일한지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검사에서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장치를 조작한 사실을 적발해도 리콜명령 등 직접적 처벌은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근거가 되는 대기환경보전법에 이번 사태와 같은 장치 조작 사례에 대해서는 별도의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대기환경보전법 89조에는 처벌 대상을 인증이나 변경인증을 받지 않고 차량 구조 등을 변경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배기가스 장치를 장·탈착한 사례가 아니라 소프트웨어(SW) 조작을 통해 장착돼 있는 장치의 작동 여부만을 변경했기에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다는 것이 환경부의 판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과거 인증검사를 합격한 후 실제 차량을 판매할 때 배기가스 장치를 탈거해 비용을 절검하는 등 하드웨어적 조작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다보니 (현행법이) 그쪽에 치우쳐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시검사'에서 조작이 적발돼도 조작 사실 공표 등 간접적 제재 밖에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수시검사의 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도로주행검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관련 기준은 EU 기준을 따른다'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에 따라 2017년 9월 도입을 목표를 시행규칙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실도로주행검사'가 도입되면 처벌 기준이 '인증검사' 당시 배출한 배출가스 상태와 실제 도로를 주행할 때 배출한 배출가스 상태가 다를 경우로 대폭 확대된다. 적발 시 리콜명령은 물론 벌금, 징역형까지 부과가 가능하다.

한편 미 환경보호국(EPA)은 19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이 디젤 승용차의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자동차 승인 검사 시에만 정상 작동되도록 하고 도로를 실제로 주행할 때는 이 장치가 저절로 꺼지도록 차량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실제 주행 시에는 배출가스인 질소산화물(Nox)이 미 환경기준보다 최대 40배 초과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EPA는 폭스바겐 제타·비틀·골프·파사트, 아우디 A3 등 5개 차종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기존에 판매된 48만2000대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사태가 확산되자 독일 정부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독일 환경부는 21일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폭스바겐의 모든 디젤 차량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연방자동차청에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문제가 된 차종 중 아우디 A3와 제타, 골프 등 3개 차종은 국내에서 5만9000여 대가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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