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국가 3급 비밀인 '2016년 충무계획' 문서를 문서함에 방치하다 폐지로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관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국가정보원이 긴급 조사에 나섰다. 전시 동원계획이 포함된 국가기밀이 허술하게 관리됐다는 점에서 기관과 담당자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해 보인다.
14일 기재부에 따르면, KT&G 측은 전시 동원물자인 담배수송 계획과 관련된 충무계획을 분실한 것을 최근 확인, 소관부처인 기재부에 신고했다.
기재부는 이날 KT&G에 조사관을 보내 분실 경위를 파악 중이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이를 신고 받고 비문을 생산한 대전광역시와 KT&G 담당자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무계획은 전시나 국가비상 사태에 대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대응계획과 인력, 장비 동원계획으로 이번에 분실된 문건은 3급이다.
정부는 충무계획에 따라 매년 10월께 충무훈련을 시행하는데, 이번 문서에는 대전광역시가 전시 징발한 차량을 KT&G에 보내 동원물자인 담배를 수송하는 계획이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해 11월 13일 KT&G 총무부를 수신처로 2016년 충무계획을 발송했다. 그러나 KT&G 측 문서접수 담당자는 총무부의 직제와 명칭이 3년 전 변경됐다는 사실을 모른채 오발송 문서로 간주해 방치해 왔고, 해당 문서는 같은 달 다른 문서들과 함께 수거돼 지정 자원재활용업체로 보내졌다는 것이다.
KT&G 안전관리실은 충무계획이 분실된 사실을 한 달 가까이 지난 뒤에야 확인해 관계기관에 보고했다.
KT&G 관계자는 "문서수발 업무를 맡은 외부협력사 직원이 조직명칭이 바뀌기이전 수신처인 총무처로 보내진 문서를 반송대상으로 분류했고 파쇄대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추적결과 자원재활용업체로 보내진 비문은 현재 파쇄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엿다. 그러나 해당 비문이 실제 파쇄됐는지, 또 외부로 유출됐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기재부측은 "분실 신고된 충무계획 문서는 비상시 담배수송 계획인데 상대적으로 중요성은 덜하다"면서도 "현재 3급 비밀 문건인 만큼 조사를 통해 자세한 분실경위와 책임소재, 재발방지대책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KT&G가 3급 비밀문서를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오배송 문서로 간주해 폐지공장으로 보내는 등 비문접수와 관리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KT&G는 3년 전 바뀐 직제명칭을 대전시에 통보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T&G측은 "문서접수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만큼 문서수발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해 재발방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