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발목 잡힌 日, 이민확대 흘려 들을 말 아니다"

세종=조성훈 기자, 박경담 기자
2016.02.11 06:05

글로벌 경제 위기, 재외 재경관 긴급 좌담회..."숨은 인구 주목해야...미 금리 올해 3회 인상 가능성"

[편집자주] 새해 들어 세계 경제가 한치앞을 내다 보기 어려운 국면이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경기둔화 등 이른바 G2 리스크에 더해 유가급락까지 겹쳤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따른 글로벌 환율전쟁까지 더해 졌다. 머니투데이는 최근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재외공관에 파견된 9명의 재정경제금융관(재경관)들과 긴급 좌담회를 열어 일촉즉발인 글로벌 경제위기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해법을 들어봤다. 좌담회는 지난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열렸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재외공관에 파견된 9명의 재정경제금융관(재경관)들과 긴급 좌담회를 열고 글로벌 경제위기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해법을 들어봤다./사진=이기범 기자

◇ 사회=강기택 머니투데이 경제부장

◇ 참석자

이계문 주 미국 워싱턴DC 대사관 재경관

나석권 주 뉴욕총영사관 재경관

이호형 주 중국 베이징 대사관 재경관

강승준 주 상하이총영사관 재경관

최유삼 주 홍콩총영사관 재경관

한훈 주 일본 도쿄 대사관 재경관

김재훈 주 영국 런던 대사관 재경관

이억원 주 제네바 한국대표부 재경관

허장 주 OECD(파리) 한국대표부 재경관

◇ 정리=조성훈, 박경담기자

나석권 주 뉴욕총영사관 재경관/사진=이기범 기자

- 올해 세계경제 최대 이슈중 하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인데,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

▶나석권 뉴욕 재경관 : 기준금리 인상은 운전과 비슷하다. 모든 운전자들이 후진기어를 넣고 있었는데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면서 기어를 중립 또는 1단으로 올렸다. 운전자가 기어를 올릴 때 참고하는 게 내비게이션이다. 기준금리와 관련된 내비게이션은 현재 미국 고용 지표다. 미국 국내 상황만 보면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어 속도를 높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전 세계 금융시장과 발전 속도를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에 변수가 많아졌다. 올해 4번 인상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3월 중에 한 번, 하반기에 두 번 25bp(0.25%p/ 1bp=0.01%p)씩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중국이 화두다. 경기둔화 우려, 위안화 절하, 산업 구조조정 등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체감하는 중국경제 상황은 어떤가?

이호형 주 중국 베이징 대사관 재경관/사진=이기범 기자

▶이호형 베이징 재경관: 중국은 올해부터 시작된 '13차 5개년 계획'의 예상 성장률을 6.5%로 제시했는데 성공하면 40년 동안 고성장을 하는 것이다. 전례가 없는 일이고 성장통을 수반 할 수밖에 없다. 내용을 보면 성장을 이끈 수출과 투자가 현격하게 줄었다. 수출은 글로벌 경제의 부진 영향이 크고 투자 부문은 시설 투자와 부동산 투자 상황이 무척 좋지 않다. 중국은 성장의 축을 소비로 전환하려 한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전체 비중의 50%를 넘은 3차 산업을 성장축으로 삼았다. 지역적으로는 여전히 저임금 상태인 서부 지역에 요소를 재배치해 중국 전체 생산성을 높이려고 한다.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생산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다. 생산과잉 주범이라고 여겨지는 국유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민영화한다는 것이다.

강승준 주 상하이총영사관 재경관/사진=이기범 기자

▶강승준 상하이 재경관: 수요 면에서 중국 경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보고 있다. 공급 쪽 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다. 개혁 방향은 과거의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등 성장 산업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지식재산권 보호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같은 맥락이다.

▶최유삼 홍콩 재경관: 중국은 '뉴 차이나'와 '올드 차이나' 두 개로 나뉠 수 있다. 소비·기술·환경보호 중심의 '뉴차이나'가 성장세지만 아직 제조업·건설업 중심의 ‘올드 차이나’를 압도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올드 차이나'는 그 나름대로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에서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성장과 구조개혁은 어느 정부나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다만 중국의 경착륙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별로 본 적이 없다.

김재훈 주 영국 런던 대사관 재경관/사진=이기범 기자

▶이호형 베이징 재경관: 개혁 과정에서 증권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에 불안이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증권시장의 불안이 인프라가 허약해 발생한다고 보고 있어 불공정거래를 제거하는 식의 인프라 강화 조치를 펴고 있다. 중국 외환시장은 지난해 8월 환율 시장화가 결정되며 위안화가 대폭 평가절하됐고 1조 5000억 달러 가량의 외환 유출이 있었다고 본다. 이에 따라 당면 관심사는 환율이다. 위안화의 점진적 절하는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반대로 위안화 절하가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중국 기업이나 국민들마저 위안화 자산을 달러화 자산으로 변경할 가능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일본은 최근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현주소는?

허장 주 OECD(파리) 한국대표부 재경관/사진=이기범 기자

▶한훈 도쿄 재경관: 아베노믹스(경기회복을 위한 무제한 양적완화조치) 효과로 인해 기업 실적이 많이 늘었다. 주가도 많이 뛰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기업 실적 상승이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 임금 인상이 대기업 위주로 진행됐고 고용구조는 비정규직 중심으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 일본의 미래는 더욱 밝지 않다. 일본 시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인구 때문이다. 2060년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현재보다 4000만명 줄어든 8000만명으로 예상된다. 50대 이상은 전체 개인 자산의 80% 가량을 갖고 있다. 구조적으로 소비 증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느 기업이 일본에 과감히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자랑하는 낮은 실업률(3.1%)은 아베노믹스 효과도 있지만 인구구조 영향도 크다. 현재 노동시장 은퇴 계층은 1년에 200만명 태어난 시대 사람들이지만 현재 노동시장 진입 세대는 120만명 출생 시대다. 당연히 사람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출산율 1.8% 달성, 5년간 국내총생산(GDP) 600조 엔(약 5630조원) 달성, 부모 병수발을 목적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간병이직 제로 등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최대 고민이 재정이다. 인구구조라는 기본적 문제에 잠재 성장률도 0.5%에 불과한 상황에서 재정건전성 문제가 발목을 잡아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이나 OECE 등의 최근 움직임은 어떤가.

▶이억원 제네바 재경관: 통상 분야의 변화 흐름을 보면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다자체제는 약화되고 있다. 대신 뜻이 맞는 국가끼리 교류 한다든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같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통상국가인 우리나라는 다자체제를 깔고 가되 새롭게 변화하는 분야에 발 맞춰가는 게 과제다. 국제 경제를 보면 통화정책의 탈동조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금 흐름의 변동성이 심해져 환율 부분에 위험요인으로 커질 수 있다. 위험관리를 어떻게 할지가 과제다.

강승준 주 상하이총영사관 재경관/사진=이기범 기자

▶허장 파리 재경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생산성 악화와 분배이슈가 제기되면서 새로운 경제적 도전에 어떻게 접근할지 고찰을 많이 했다. 2012년 각료 이사회에서 분배를 함께 고려하는 '포용적 성장'이 핵심주제로 대두된 것도 이 때문이다. 빈부 격차를 최소화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게 과제다. 처음에는 고용과 노동시장에서 해법을 모색하다 작년부터는 투자, 올해부터는 혁신을 주로 검토하고 있다. 전세계적 시각에서 성장이 안되면 분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혁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요소가 주어진 상황에서도 성장이 안되면 당연히 분배도 제대로 못 한다. 성장을 해야 하나 거시적 조작을 통한 성장은 한계가 있다. 결국 생산성 향상 즉 혁신이 해답인데 이게 쉽지만은 않다.

-각국 경제상황이 우리 경제에 주는 시사점과 교훈도 많을 듯하다. 우리 기업의 대처법은 뭐라고 보나.

이계문 주 미국 워싱턴D.C 대사관 재경관/사진=이기범 기자

▶강승준 재경관: 상하이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5000여 개다. 산업별로 보면 가전·핸드폰·철강 등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그나마 괜찮은 분야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화장품과 고급의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 경제에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상품을 팔아 자본을 축적하는 성장은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있다. 가령 2000년대 초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텐센트에 남아공의 나스퍼스가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 투자하기에 너무 늦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중국에서 경제영토를 확장해야 된다는 반성도 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성장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해 경제성장에 대한 과실을 공유해야 된다고 했다. 우리 브랜드를 가지고 상품 파는 것도 지속해야 하지만 중국의 성장 기업 및 유통망 보유 기업과 합자해 과실을 공유하고 우리 콘텐츠를 공유해야 한다.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좋은 기업들을 발굴하고 금융이 돈을 대 협조한다면 중국의 내수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한훈 재경관: 저출산 고령화와 관련해 일본은 마땅한 정책적 수단도 없고 인구문제가 현재화됐지만 우리한테는 앞으로 다가올 문제다. 일본이 우리의 미래라고 본다면 아직 정책적 수단이 있는 우리나라로선 일본을 보고 준비해야 될 게 많다.

▶김재훈 런던 재경관: 최근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CEBR)가 내놓은 분석을 보면 당초 2030년까지 영국이 독일을 앞선다고 했지만 뒤바뀌었다. 독일이 150만명 규모의 유럽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 인구변수가 성장 전망에 영향을 끼쳤다. 이 연구소가 한국을 2030년에 GDP 규모 세계 7위에 올라설 것으로 예측한 것도 같은 이유다. 우리나라가 여전히 인구문제 있지만 숨겨진 자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할 수 있지만 직장을 그만 둔 50대 초반의 은퇴자들을 활용 가능한 노동 자원이라고 본 것이다. 100만 명 가량 되는 '젊은 은퇴자'들을 '숨은 인구'라고 표현했는데 성장 측면에서 어떻게 활용할 지 정책적 입장에서 들여다 봐야 한다. 일본의 인구문제를 생각하면 비교되는 부분이 많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얼마 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조선족을 들여와야 한다"고 한 발언이 흘려버릴 얘기가 아니다.

한훈 주 일본 도쿄 대사관 재경관/사진=이기범 기자

-경제구조적 측면에서 우리 경제의 돌파구는 없을까

▶이억원 제네바 재경관: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제시된 '4차 산업혁명'(인터넷이나 클라우드, 인공지능과 같은 최신기술을 조합해 제조업을 혁신하는 것)이 도전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하우(How)'다. '독일 인더스트리 4.0', '중국 제조업 2020'. '일본 산업경쟁력 강화' 등 모든 나라가 혁신, 창의적 인재 발굴, 고부가가치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만들고 실천을 추진할 수 있는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 시스템을 어떻게 유연성 있게 변화시켜 가느냐가 관건이다.

▶ 이계문 워싱턴 재경관 : 결국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첫 단계는 '어떻게 하느냐(How to act)'다. 그런데 그 전제는 역시 규제의 틀을 바꾸는데 있다. 미국에서 경제전문가들을 만나보면 한국은 규제가 많아서 신성장동력 창출이 어렵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미국은 허용할 수 없는 것만 열거하는 네거티브 규제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제가 시장중심으로 돌아야지 왜 정부가 개입하느냐는 거다. 최근 정부가 규제프리존을 내놓은 것은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십수년간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지향했지만 안 되는 것은 결국 규제요인 때문이다. 1980년대에 이공계 우수두뇌들이 전자공학과나 기계공학과에 진행해 현재 철강과 자동차, 전자산업을 일으켰다. 지금은 의대로만 간다. 이를 탓할게 아니라 미국처럼 의사들이 다양하게 연구 개발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도록 해 보는건 어떤가. 베스트 프렉티스를 만들어 창업기업들이 맘껏 뛰어놀 장을 마련해 주는 게 지금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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