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3년 로또소송' 마침표…정부, 지자체·기금에 1100억 푼다

세종=박경담 기자
2017.11.06 06:00

로또소송 패소 대비해 쌓아둔 적립금 규모 5170억원…10개 법정배분기관에 1100억원 배분, 나머지는 공익사업에 활용

로또

정부가 13년 간 진행된 '로또(온라인복권) 소송'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소송 비용으로 쌓아놓은 적립금 중 1100억원을 지방자치단체와 기금에 푼다. 패소에 대비해 모아놓은 돈 일부를 복권기금 법정 배분기관에 나눠주는 것이다.

5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는 복권기금 10개 법정배분기관과 소송적립금 배분 계획을 놓고 의견 조율에 착수했다.

내년도 공공자금예탁관리기금 사업 계획안을 보면 복권기금 소송적립금 예탹액은 5170억원에 달한다. 소송적립금 4808억원, 여유자금 362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 가운데 약 1100억원이 10개 법정배분기관 몫이다.

복권기금은 복권 발행 수익금에서 당첨금·운영비에 사용하고 남은 돈이다. 이 중 35%는 10개 법정 배분기관에게 의무 할당된다. 나머지 65%는 공익사업에 쓰인다. 법정배분기관 배분 비율은 30%에서 2009년 35%로 확대됐다. 법정배분기관이 9개에서 10개로 늘어난 결과다.

정부는 2009년 전후로 소송적립금을 쌓았다. 이 점을 감안해 배분액은 △2009년 이전(30%) △2009년 이후(35%) 두 가지 기준으로 계산됐다. 아울러 2004~2011년, 2012~2016년 등 2차에 걸친 로또 소송 가운데 1차 소송 후 일부 배분된 소송적립금은 제외됐다.

법정배분기관은 제주도, 각 지자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근로복지공단, 문화재보호기금, 과학기술진흥기금 등 10 곳이다. 법정 배분제는 너도나도 복권을 찍을 수 있었던 복권 제도가 2004년 통합·정비되면서 생겼다. 2004년 이전에 복권을 발행했던 기관이 사업 철회로 입게 될 미래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서다.

서울=뉴스1) 박지혜 인턴기자

소송적립금 배분 논의는 13년을 끌어온 로또 소송이 일단락되면서 속도를 냈다. 로또 소송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는 로또 발행을 앞두고, 2002년 말 사업운영기관으로 국민은행을 택했다. 국민은행은 시스템 운영을 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에 맡겼다. KLS에 적용된 시스템 운용 수수료는 9.523%였다.

정부는 로또가 인기를 끌어 판매액이 예상을 웃돌자 2004년 4월 수수료를 4.9%로 낮췄다. KLS는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긴 법정공방 끝에 2011년 6월 대법원은 2004년 4월 이후의 수수료는 4.9%라고 판결했다. 소송과정에서 정부는 충당금으로 KLS가 제기한 소송가액(7832억원)만큼 갖고 있었다. 판결 후 소송비 등을 뺀 5636억원이 남았다.

2012년 시작된 2차 소송은 계약 기간을 두고 벌어졌다. 정부·국민은행과 KLS 간 맺은 계약 기간은 7년(2009년 12월 1일 만료)이었다. 하지만 실제 계약은 5년 만에 종료됐다. 2007년 사업운영기관과 시스템 운영기관이 '나눔로또'로 통합·변경됐기 때문이다.

KLS는 잔여 계약 기간(2년) 동안 얻을 수 있었던 영업이익 1080억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지난해 말 마무리됐다. 대법원은 KLS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하며 피고인 정부와 국민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로또사업을 중단하면 국민은행은 KLS와 시스템 운영 계약을 끝낼 수 있다는 해지조항 덕분이었다.

복권위는 소송적립금 중 법정배분기관 배분액을 제외한 돈은 공익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소송적립금이 비효율적으로 운용된다고 지적한다. 로또 소송 종료 후 5000억원을 웃도는 목돈이 1년 가까이 묶여 있어서다. 복권위 관계자는 "공익사업은 기존 사업에 조금씩 나눠주기보다 복권 이미지도 높일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을 크게 하려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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