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반도체 수요회복, 느릴 수 있다"

안재용 기자
2019.04.01 15:00

이주열 한은총재, 기자간담회 "미중 무역분쟁·브렉시트 불확실성 확대…세계경기 침체 우려는 과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반도체 경기회복과 관련해 "(반도체 수요가) 하반기 회복될 것이라 예상을 하지만 그 시기가 뒤로 늦춰지고 회복속도도 느려질 것이라는 견해가 며칠 사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아직 전문기관 의견은 '하반기 이후 회복'이 다수이나 최근 들어서는 '회복되더라도 조금 늦게', '속도도 조금 더디게'란 견해가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고 일부 반도체 수출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함에 따라 향후 반도체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지난해 4분기 이후 반도체 단가가 상당히 빠르게 하락하며 수출과 매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근 국내경제 성장이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하방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달 발표될 연간 성장전망에 반영할 계획이다.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문제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 총재는 "2월 중 주요 실물지표 감소폭이 좀 컸다"며 "설 연휴 영향도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설 연휴 영향을 감안해 1월과 2월을 같이 보는데 최근 국내경제 성장흐름이 다소 완만해지고 대외 하방리스크가 좀 더 커졌다"며 "1월에 경제성장 전망치를 내놨는데 (하방리스크가) 연간 성장전망을 바꿔야 할 정도인지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총재는 "1월 전망 당시에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예상 못했기 때문에 반영이 안 돼 있고 4월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며 "추경이 편성되더라도 시점과 용처에 따라 연간 성장전망 반영정도가 달라 (편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영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 한은 기준금리 수준이 적정수준이란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더 완화적으로 운용해야 할 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인하를 검토해야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현재 기준금리 1.75%는 한국 중립금리 수준과 시중 유동성 상황에 비춰볼 때 실물경제활동을 제약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국고채 3년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했는데 금융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되면서 글로벌 장기금리가 하락한데다가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매수한데 원인이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최근들어 상당히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전문기관과 BIS 중앙은행 총재회의 등에서도 아직은 과도한 우려란 시각이 많다"라며 "금융시장에서도 경기침체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저물가에 대해서는 세계적 현상이 국내로 파급된 것이라 평가했다. 이 총재는 "낮은 인플레이션은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나라에서 일어나는 공통적 현상으로 수년간 주요국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2014년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한데다 임금상승세가 크지 않았던데 기인한다"며 "최근에는 수요측면에서 물가압력이 크지 않고 복지정책 강화, 농산물가격 약세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당분가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 공급 하방요인이 완화되며 하반기 이후에는 1%대 중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대외리스크에 대해 주요국 통화정책 리스크는 해소됐으나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리스크는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완화적 입장을 보였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이 현재 완화기조를 유지하기로 하는 등 주요국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상당히 줄었다"며 "반면 미국 무역정책과 브렉시트 문제는 전개방향을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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