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100곳 중 5곳은 다시 중소기업으로 돌아가는 방안을 검토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제공되는 조세 혜택은 계속 받고, 규제는 피하기 위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으려는 '피터팬 증후군'이 여전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10일 발표한 '2019년 중견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말 기준 조사에 응한 1400개 중견기업 중 5.1%는 중소기업으로 회귀를 검토했다고 응답했다. △2015년 6.9% △2016년 5.9% △2017년 4.9% 등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견기업이란 중소기업과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간에 위치한다. 그런데 일부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이 되기를 꺼려한다. 중소기업일 때 받던 각종 지원이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면 축소되거나 배제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중견기업들은 △조세혜택(62.2%) △금융지원(15.8%) △판로규제(13.4%)를 중소기업으로 돌아가길 검토한 이유로 꼽았다.
폐쇄적인 가업승계 제도에 대한 불만도 드러났다. 응답기업 중 가업승계 예정인 기업은 10.3%에 그쳤다. 82.9%는 가업승계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견기업은 기술개발을 포함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중견기업의 투자는 32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조2000억원(10.8%) 늘었다. 설비투자가 24조2000억원, R&D(연구개발)투자가 8조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2조4000억원, 8000억원 늘었다.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5.8%였다. △2015년 1.3% △2016년 2.5% △2017년 3.3%보다 확대됐다. 특허·실용신안·의장·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전년대비 7.8%포인트 늘어난 50.5%였다.
중견기업의 17.4%는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비제조업(11.5%)보다 제조업(26.6%), 내수기업(10.6%)보다 수출기업(29.4%)이 신사업 추진에 적극적이었다.
전체 중견기업 중 2018년 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의 비율은 36.2%로 전년대비 3.6%포인트 늘었다. 특히 제조 중견기업 중 2018년 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의 비율은 68.8%로 전년대비 3.7%포인트 늘었다. 수출국은 △중국(56.5%) △미국(39.2%) △일본(33.1%) △베트남(24.0%) 순이었다.
2018년 중견기업 신규 채용인원은 18만392명이었다. 이 가운데 만 15~34세 청년이 11만2000명으로 62.5%를 차지했다.
중견기업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전년보다 135만원 늘어난 3282만원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3188만2000원)보다 제조업(3427만6000원)이, 내수기업(3173만8000원)보다 수출기업(3471만6000원)이 더 많았다.
산업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중견기업 육성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정책방향은 올 1분기 발표할 '제2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2020~2024년)'에 담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견기업이 신사업 창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