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영향 등으로 2월 초 중국으로의 수출이 지난해보다 22% 급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이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수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1~10일 대중 일평균 수출은 3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2.2% 급감했다. 총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대(對)중 수출 부진으로 같은 기간 전세계로의 일평균 수출도 15억3000만달러로 3.2% 줄었다.
코로나19는 수요·공급·가격 측면에서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 먼저 중국 경제 하강에 따른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중국 경제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 수요 위축은 한국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우리 수출이 1.74%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한다.
공급 측면에서도 문제다. 춘절 연휴가 연장되면서 중국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중국에서 조달하던 부품 수급이 지연됐다.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기업이 부품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으로 휴업에 들어가는 등 국내 제조업 생산 차질이 현실화했다.
유가 하락 등 가격 측면에서도 영향이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이 석유 수요를 감소시키면서 지난 14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55.2달러로 전년대비 15.4% 하락했다. 유가 하락은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제품·석유화학 단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소비·투자 부진으로 글로벌 경제 전반에 위기가 닥칠 경우 한국 수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이런 탓에 글로벌 연구기관들은 한국의 수출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각 기관이 제시한 수출증가율 전망치는 △블룸버그 2.1% △JP모건 1.8% △소시에테제네럴 1.7% 등으로, 정부가 지난해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3.0%에 못미친다. 소시에테제네럴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한국 수출액이 연간 71억달러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도 2003년 사스때보다 코로나19이 한국 수출에 미칠 파급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본다. 과거와 비교해 글로벌 경제와 분업구조에서 중국이 핵심으로 부상했고, 한국에 대한 중국 경제의 영향력도 더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3%에서 2019년 16.9%로 4배 뛰었다.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18.1%에서 25.1%로 1.4배 늘었다.
이에 따라 1월 일평균 수출액이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며 커졌던 수출회복 기대감도 다소 꺾인 상황이다. 정부는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수출 플러스 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이날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기업애로 해소 및 수출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는 물론 내수까지 위축되고 특히 수출이 어렵다"며 "올해 수출 플러스 전환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민관이 합심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