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소 운송비가 지금보다 약 50% 떨어질 전망이다.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는 '대용량' 튜브트레일러가 규제 샌드박스 문턱을 넘으면서다. 정부는 수소 생산 확대와 운송비 절감 등을 통해 2040년 수소 가격을 1㎏당 3000원까지 낮출 계획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열린 '2020년 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수소저장용 고압·대용량 복합재료 용기'에 대해 실증특례 부여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국내 최초로 1700ℓ 수소 저장탱크를 탑재한 튜브트레일러를 수소 충전·운송·하역 작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규제 샌드박스는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유망 산업·기술이 신속히 시장에 나올 수 있게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다. 심의위는 수소차와 충전 인프라 보급 확산을 위해선 수소 운송의 경제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보고 이번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현재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의 따른 안전기준(KGS AC419·압축수소 운송용 비금속라이너 복합재료용기 제조의 시설·기술·검사 기준)에선 '타입4(TYPE4)' 수소 저장용기의 검사기준 등을 내용적(내부부피) 450ℓ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탓에 대용량 저장탱크를 수소 운송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번 규제 샌드박스 적용으로 앞으로 수소 저장용기 제조업체인 엔케이는 1700ℓ급 수소 저장용기를 실제 수소 운송에 투입해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실증은 충남 서산 SPG케미칼과 홍성군 내포 수소충전소, 울산 SPG케미칼과 서부산 수소충전소 중 한 곳에서 이뤄진다.
대용량 저장탱크가 수소 운송에 투입되면 1회 운송량은 340㎏에서 634㎏로 80% 이상 늘어난다. 대규모 수소운송이 가능해지면서 운송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수소 340㎏의 1회 운송비는 22만원 수준인데, 용량이 634㎏가 되면 ㎏당 운송비가 647원에서 347원으로 약 50% 떨어진다.
이는 수소가격 인하로 이어진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소가격은 ㎏당 8000원 수준이다. 정부는 이를 △2022년 6000원 △2030년 4000원 △2040년 3000원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경제 생태계가 자생력을 가지려면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제1과제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수소저장 용량이 6.33㎏, 1회 충전 주행거리가 609㎞인 점을 감안하면 ㎞당 연료비는 현재 83원에서 2040년 31원으로 떨어진다. 수소차 연료비가 경유차는 물론 전기차와 경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낮아지는 셈이다.
정부는 이번 실증결과를 고려해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의 안전기준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 23일엔 '친환경차(수소·전기차) 분야 선제적 규제 혁파 로드맵'을 발표하고 튜브 트레일러 용적·압력 기준 제한 완화를 개선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현재 450바(bar)·450ℓ로 제한된 충전압력과 용적 기준을 2023년까지 700bar·1400ℓ로 높이는 내용이다.
아울러 수소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 지역 곳곳에 천연가스 추출수소 생산기지를 만들고, 부생수소 유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수전해 효율 향상 등 수소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해외에서 대규모로 수소를 수입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또 액화·액상수소 기술을 개발해 수소 저장 효율을 높이고 수소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운송비를 더 낮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