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문에…미국으로 마스크 보낼때 우체국 택배비 '껑충'

조성훈 기자
2020.06.09 05:30

다음달부터 국제우편물 요금 최대 3.6배 인상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편이 줄줄이 결항되며 우체국 국제특급(EMS) 우편도 40여개국에서 접수가 중단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창구에 중국과 일본행의 항공발송 우편물 배달이 지연된다는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2020.03.17. bjko@newsis.com

다음달부터 국제우편물 요금이 크게 오른다. 특히 미국행 소형포장물 요금이 최대 3.6배 오른다. 미국 정부의 요구로 국제우편 요금 정산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중 경제갈등이 심화 되면서 엉뚱한 곳에 불똥이 튄 셈이다.

-미국행 국제우편 최대 3.6배 오른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국제우편 요금 정산제도 개정에 따라 다음달부터 해외로 보내는 국제우편물 가격이 대폭 오른다. 현재 국제통상 요금표상 소형포장물 100g당 항공 1지역은 1760원에서 4460원으로, 2지역은 2170원에서 5020원, 3지역은 2350원에서 5120원, 4지역은 2540원에서 5450원으로 오른다. 지역이 멀어질수록 가격이 비싸지는 원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눈여겨봐야 할 지역이 미국이다. 미국은 그동안 3지역으로 지정돼 있었으나, 다음달부터 별도 국가로 분류돼 가격 인상 폭이 더 크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보낼 때 소형포장물 100g기준으로 2350원이었지만, 다음달부터 8410원을 내야 한다. 무려 3.6배나 오르는 셈이다. 물론 100g은 최소 요금의 개념이고 중량이 커질 수록 인상 폭은 줄어든다. 그래도 1㎏의 경우 현재 1만2170원에서 1만8230원으로, 1.5㎏은 1만8850원에서 2만4910원으로 각각 50%, 32% 올라 국내 발송고객들의 비용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에서 이용되는 소형포장물 ‘케이 패킷’ 가격도 100g기준 미국이 4750원에서 8090원으로 2배 가까이, 1㎏은 1만 6160원에서 2만 3430원으로 45%가량 인상된다.

국제우편 요금 정산 제도가 개편된 배경에는 미중 경제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2018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UN 산하 만국우편연합(UPU)에서 탈퇴하겠다고 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UPU가 설정한 미국행 우편요금 정산체계가 실제 운송료에 비해 턱없이 낮아 값싼 중국 제품들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수월하게 진입한다는 주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UPU 탈퇴 으름장을 놓자, UPU가 지난해 9월 임시총회에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를 반영한 새 조약에 전세계 회원국이 동의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됨에따라 미국행 우편요금이 오르는 것이다.

미국으로선 요금인상을 통해 급성장한 중국 e커머스 업계를 견제하는 동시에 미국 내 우편시스템 운영비용을 연간 3억~5억달러 가량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행 우편물 발송이 적지 않은 우리로서는 미국의 대 중국 견제 조치에 따른 유탄을 맞아 비용부담이 커지게 됐다.

우본 관계자는 “그동안 선진국이 개도국의 우편인프라를 지원하는 측면에서 제도가 운영돼왔는데 미국의 우편비용 관련 적자가 커지자 조치에 나선 것”이라면서 “미국의 개도국에 대한 특혜가 줄어든 것이지만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보내는 우편배달요율도 일정부분 올라 한쪽이 일방적으로 손해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등기우편 가격도 300원 인상-

한편 우정사업본부는 7월부터 현행 1800원인 등기우편 취급 수수료를 2100원으로 300원 인상한다. 우본은 전국어디서나 국민에게 보편적 우편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우체국의 지속적인 공적역할 수행을 위해 등기 취급 수수료를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포요금의 경우 민간택배 요금현황을 고려해 가격을 조정한다. 창구소포 1kg 이하를 1~3kg구간으로 통합해 4000원을 받는다. 방문소포는 2kg이하와 2kg∼5kg 구간을 통합하고 구간별 요금은 1000~2000원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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