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반값수소" 가스공사 4.7조 베팅

세종=안재용 기자
2020.09.01 05:00

[그린뉴딜]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37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가스공사

"2050년에는 수소가 전체 에너지 수요량의 18%를 차지할 것이며, 전 세계적인 수소 시장은 연간 2조5000억 달러, 연관 산업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도 3000만 개에 달할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와 세계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는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지목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가 사회 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고갈 가능성이 없고 오염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수소가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는 대한민국 수소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수소생산과 공급,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수소유통전담기관'이다. 최근 2030년까지 4조7000억원을 투입해 수소 기반 친환경 신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수소생산기지를 전국 25곳에 건설하고 수소전용 배관망 700㎞를 연결해 현재 kg당 9000원대 수준인 수소가격을 2030년 절반으로 낮추는 등 대대적인 선도적 투자를 통해 수소경제 활성화를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최근 창립 37주년 기념식에서 "미래 에너지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해 제2창업을 선언한다"며 "전통적인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에서 벗어나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사업, 융복합사업 등을 추진함으로써 가스공사를 보다 강하고 미래지향적인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채 사장은 국무총리 소속 수소경제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위촉돼 범정부 컨트롤타워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수소경제에 4.7조원 배팅…2030년에는 반값 수소
/사진제공=한국가스공사

가스공사의 주요 수소경제 투자계획을 보면 우선 총 4조7000억원 규모 수소생산·공급시설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현재 kg당 9000원대 수준인 수소가격을 4500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전국 4854㎞에 달하는 천연가스 배관망과 공급관리소 412개소를 활용해 수소생산시설을 25곳에 건설한다. 기존 천연가스 관련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소생산시설을 대형화해 운영을 효율화하면 수소가격을 낮출 수 있다.

수소경제 초기단계에서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으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천연가스 개질방식'이 현실적이다. 기술 부족으로 수전해 방식 수소생산 비용이 높고, 초기 수소경제 정착에 필요한 물량공급이 어렵다. 가스공사는 지난 37년간 노하우를 활용해 수소공급을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소 전담기관 공모에서 가스공사를 '수소 유통 전담기관'으로 선정한 것도 이같은 장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수소 유통체계 확립 △수소거래 및 적정가격 유지 △수소 수급관리 △수소 충전소 관련 정보 수집·제공 관련 사업을 담당한다.

또 가스공사는 수소유통을 위해 2030년까지 수소를 운반할 수 있는 튜브트레일러 500대를 갖추고, 수소전용 배관망 700㎞를 건설한다. 수소경제 초기에는 트레일러를 통해 수소를 공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배관망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충전을 동시에, 제조식 수소충전소…2022년까지 충전소 100개 보급
[서울=뉴시스]지영조 현대차그룹 사장과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14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수소 사업 협력 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0.07.14. photo@newsis.com

가스공사는 수소버스 등 수소전기차 보급 기반이 되는 충전소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한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3월 13개 수소 관련사가 참여하는 수소충전소 설치·운영 특수목적법인 '하이넷(Hynet)'을 주도적으로 출범시켰다. 하이넷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개를 구축한다.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수소 생산과 충전, 판매, 연료전지 발전이 모두 가능한 융복합형 제조식 수소충전소를 구축키로 한 것이다. 제조식 수소충전소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로부터 직접 수소를 추출할 수 있다.

지난 1월 착공한 김해 제조식 수소충전소가 첫 작품이다. 가스공사 부산경남지역본부 부지에 공사를 시작해 올해 준공 예정이다. 수소제조와 출하설비를 설치해 내년부터 운영한다. 광주와 경남 창원에서도 2022년부터 수소를 생산한다.

이를 통해 수소 판매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연료전지 발전으로 부가수익을 창출한다는 게 목표다. 융복합충전소에서는 수소전기차 외에도 LNG차량과 전기차 등도 충전이 가능한 만큼 수소충전소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채산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밖에도 가스공사와 현대자동차는 △해외 수소도입 △액화수소 생산 △액화수소 활용 충전인프라 기술개발 △이산화탄소 포집·저감 활용 △친환경 수소 생산기술 개발 등 수소경제 관련 공동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소경제 기술자립 R&D, 2030년까지 3000억원 투입
/사진제공=한국가스공사

가스공사는 상용화 초기 단계인 수소산업 기술을 끌어올리고 기술자립을 이루기 위해 2030년까지 약 3000억원을 투자한다. 수소 생산과 운송, 활용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기술자립을 달성하겠단 계획이다. 특히 천연가스 개질 기술과 탄소포집 기술, 수전해 기술 연구 등을 위해 단계별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또 폭발 등 위험성을 없애기 위해 선진국 수준 수소산업 안전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안전 관련 국제표준 선도에도 주력한다.

채 사장은 "한국이 미래 저탄소·친환경 수소에너지 시대를 이끌수 있도록 가스공사 수소사업 로드맵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가스공사는 민간부문과 적극 협력해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체계적인 안전관리에 적극 참여해 수소에너지 중심 친환경 에너지 대전환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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