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용 중장비 제조 중소기업 대표 A 씨의 한숨이 깊어졌다. 이 업체는 수출비중이 80%에 달하는 회사다. 연간 수출 규모는 500만달러 정도다. 그런데 원/달러 환율이 올해 들어 고점대비 10%가 넘게 하락하면서 최근 수출 회복에도 수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했다. A 대표는 머니투데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일은 일대로 하는데 남는 게 없는 상황"이라며 "수출 자체는 잘 되고 있으니 정부에 대책을 내놓으라고도 하기도 어렵고, 우리처럼 작은 수출 중소기업 사정은 다 같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달들어 1100원 아래로 급락하며 곳곳에서 수출기업들의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원화 강세(환율하락)가 장기화할 경우 겨우 회복되기 시작한 수출에 찬물을 끼얹어 우리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1090.3원에 마감했다. 지난 5월25일 달러당 1244.2원과 비교하면 12.4% 떨어졌다. 환율은 2018년 6월14일(1083.1원) 이후 약 2년반만에 1100원 이하로 내려온 후 1000원대 후반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정도라면 국내 수출 기업들은 '밑지고' 팔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내놓은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 영향 조사' 보고서에에 따르면 수출중소기업 손익분기점 환율을 달러당 1118원이다. 적정환율은 달러당 1181원으로 현재 환율 수준보다 100원이 높다.
또 한국무역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최근 수출기업의 환율 인식과 영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기업들이 제시한 손익분기점 환율은 1133원이다. 일정 이상 이윤을 보장받기 위한 적정환율은 1167원이었다. 이미 현재 환율이 수출기업들의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원화 가치 상승 속도가 우리 수출 경쟁국 통화보다도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 5월19일(달러당 7.0811위안) 저점 이후 7.5% 상승(11일 종가 6.5467위안)해 원화가치보다 훨씬 적게 상승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도 3월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저점 대비 6.3% 상승하는 데 그쳤다.
환율 급락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훨씬 불리하다. 대기업은 해외에 생산거점을 마련 마련한 곳이 많아 원화 가치 변동에 따른 위험을 어느 정도는 흡수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국내에서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경쟁국 제품과 차별성이 약한 것도 환율에 취약한 부분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한국 경제 펀더멘털로 감당할 수 있는 최저환율이 1050원 수준"이라며 "현재 환율이 이에 근접했다는 것은 그만큼 환율 하락이 많은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