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물가 잡아라"...정부는 세금 내리고, 한은은 금리 올리고

세종=김훈남 기자
2021.11.02 16:57

[MT리포트] 물가의 역습③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10년 만에 처음 3%를 돌파하면서 정부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는 오는 12일 유류세의 한시인하 조치가 시행된 즉시 인하분이 석유류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도록 하는 한편 수급대책을 통해 쌀과 배추, 계란 등 장바구니 물가를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물가안정이 본령인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2일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류와 쌀·김장채소·육류·달걀 등 민생에 직결되는 장바구니 물가를 중심으로 물가 대응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는데, 지난해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물가상승의 주범이 석유류와 농축산물이라는 판단에 따른 대응책이다.

앞서 정부는 12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에 부과하는 유류세를 내년 4월말까지 20%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휘발유 기준 리터(ℓ)당 164원, 경유는 116원, LPG(액화석유가스)는 40원씩 가격이 내릴 전망이다. 대개 유류세 인하를 적용받은 물량이 시중에 유통되기까진 통상 2주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정부는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알뜰주유소에 인하분을 즉각 반영토록 해 국민이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4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12일 유류세 인하조치 시행 이후에도 인하 이전 반출한 휘발유가 시중에 유통되며 인하효과 반영까지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며 "전체 주유소의 19.2%를 차지하는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알뜰주유소는 유류세 인하조치 시행 당일인 12일부터 인하분이 최대한 즉시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LNG(액화천연가스)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면제해 연말까지 민수용 가스요금을 동결하고 12월부터 상업용·발전용 가스요금에 대한 관세인하분을 반영, 에너지물가 상승을 억제할 방침이다.

농축산물 등 밥상물가에 대해선 정부비축분과 공급망 개편, 할인행사 등으로 대응한다. 밥상물가를 좌우하는 쌀은 올해 생산량이 전년대비 9% 증가한 383만톤으로 전망되는 만큼 산지가격에 바로 반영되도록 하고, 11~12월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고추, 마늘 등 김장채소에 대해선 정부비축분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올 여름 이후 AI(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가격이 치솟았던 달걀값에 대해선 12월 포천 축협과 여주 해밀에 공판장 2곳을 여는 등 유통구조를 재편하기로 했다. 정부는 앞서 달걀값이 한판당 7000원을 넘어서자 수입란 2억개를 들여오는 등 물가 대응 총력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달걀값을 한판에 6000원으로 내리도록 하라"며 시장개입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부는 생산과 유통, 판매 등 전체 공급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정부 주도 공판장 운영으로 달걀값 정상화에 나설 방침이다. 코로나 상생국민지원금과 상생소비지원금 영향에 가격이 들썩이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은 정부 할인행사로 체감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이억원 차관은 "국내외 물가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편승인상이나 과도한 기대인플레이션 심리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서민체감도가 높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책이행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이달 25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1%로 0.25%포인트(p) 올릴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금통위 때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방어를 위한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방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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