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트럼프 'N기' 시대, 기술통상이 한국의 미래

이주형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5.01.21 05:18

"기술 중심 무역으로 글로벌 리더십의 확보"

벌써부터 트럼프가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따라 보편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국가경제 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대중국 고율 관세, 무역 상대국의 관세가 미국보다 높은 경우 그와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주의 관세, 전 세계 수입품을 대상으로 10~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 관세라는 관세 3종 세트가 트럼프 2기 시작과 함께 하나씩 가시화될 태세다.

집권 3개월만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종료라는 폭탄 발언과 함께 시작된 한미 FTA 재협상,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제품에 대한 25% 관세부과 등 트럼프 발(發) 일방적 무역조치가 잇달아 발표되던 트럼프 1기가 불과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그렇기에 대통령뿐 아니라 상원, 하원 선거까지 석권하고 공화당이 트라이펙타(Trifecta)를 달성하면서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트럼프 2기에는 더욱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로 국제무역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1기 때 한미 FTA 재협상의 빠른 타결로 어느 정도 대응에 성공했듯이 트럼프 2기만 잘 넘기면 상황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까? 하지만 이는 낙관적인 기대에 불과하다. 이미 트럼프 1기 이전부터 시작된 세계 통상 질서의 대변혁은 보호무역과 자국 중심주의 시대를 열었으며 이는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 방향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트럼프 2기가 끝난다 해도 또 다른 '신(新) 트럼프'가 등장하며 3기, 4기, 5기를 넘어 '트럼프 N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야말로 트럼프 2기가 아니라 트럼프 'N기' 시대라는 새로운 현실에 대비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 절실하다.

이와 같이 전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국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술통상'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는 첨단 기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전략적 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규제혁신'이 필요하다.

둘째, 기술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소재와 부품의 자립도를 높이고 미국 등 동맹국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술 분야의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경제 안보를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술 중심 무역 협정(Technology-Inclusive Trade Agreement)'을 추진해 AI, 디지털 무역, 데이터 흐름, 지식재산권 보호 등 기술 통상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규범을 선도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술 강국으로서 국제 통상질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공정하고 투명한 기술 통상 규범을 형성하고 균형 있는 국제질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통상'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대응으로 그 어떤 트럼프 N기가 도래하더라도 한국 경제의 장기적 성장과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핵심 열쇠를 쥐어야 할 것이다.

이주형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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