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층 구조대 갑니다"....순현금 2배 불린 SK하닉, 화끈한 주주환원

"290층 구조대 갑니다"....순현금 2배 불린 SK하닉, 화끈한 주주환원

김남이 기자, 김세관 기자, 김경렬 기자, 성시호 기자, 김지현 기자, 김아영 기자
2026.08.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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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40조 자사주 소각](종합)

순현금 3개월 만에 35조→69조…SK하닉, 역대급 주주환원 꺼냈다

SK하이닉스 상반기 실적 및 주주환원 정책/그래픽=최헌정
SK하이닉스 상반기 실적 및 주주환원 정책/그래픽=최헌정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이라는 역대급 주주환원 카드를 꺼냈다. AI(인공지능) 메모리 호황으로 불과 3개월 만에 순현금이 34조원 넘게 늘면서 대규모 투자와 재무건전성 확보, 주주환원을 동시에 추진할 여력이 생겼다. '투자 우선'에서 '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자본 배분의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함께 주주환원 규모를 기존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고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 3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맞춰 추가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40조원은 국내 상장사의 자기주식 소각 사례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2025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16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것과 비교해도 2배가 넘는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 저평가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여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의 FCF를 약 180조원으로 추정했다. 단순 계산으로 이 가운데 50%만 환원하더라도 90조원에 달한다. 이번에 환원 기준을 '50% 이상'으로 높인 만큼 향후 실적과 현금흐름에 따라 주주환원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역대급 주주환원 결정의 배경에는 AI 메모리 호황으로 급격히 불어난 현금이 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재무건전성 목표로 제시하고 단기적인 주주환원보다는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와 미래 사업 투자를 우선했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지금은 창출되는 현금을 사업에 재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자본 활용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현금이 쌓이면서 3개월 만에 셈법이 달라졌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98조15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 1분기 말 35조원이던 순현금은 2분기 말 69조4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34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 같은 현금창출력이 이어진다면 순현금 100조원이라는 재무건전성 목표에도 빠르게 다가설 수 있다. 여기에 주요 고객과의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중장기 수요 가시성도 높아졌다. 투자와 생산 계획의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장기적인 자본 배분과 주주환원을 확대할 여력이 커진 셈이다.

또 이익 규모에 비해 주주환원이 부족하다는 시장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었다. 영업이익의 10%를 직원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만큼 이익 규모에 걸맞게 주주환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주가 하락도 부담이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150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전고점인 지난 6월 22일 291만9000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사상 최대 실적과 현금창출력에도 주가가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과 현금창출력, 중장기 성장성 등 회사의 내재가치가 현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4년 11월 내놓은 주주환원 정책의 조기 이행이라는 의미도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을 실시하되 실적 개선으로 FCF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면 정책 만료 이전이라도 조기 환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당시 제시했던 조기 환원 조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충족됐다.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 때부터 추가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컸다. 키옥시아 지분 매각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등으로 자금이 유입된 데다 본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식이나 규모,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여기에는 ADR 상장에 따른 정보 공개 제약이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10일 ADR 상장 이후 25일간의 투자설명서 교부기간(Prospectus Delivery Period)이 2분기 실적 발표 시점과 겹쳤다. 공모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중요 정보를 추가로 공개하는 데 제약이 있어 당시에는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설명할 수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당시 컨퍼런스콜에서도 SK하이닉스는 "ADR 공모 관련 규제와 절차상의 제약으로 공모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은 새 중요 정보를 현시점에서 추가로 말씀드리는 데는 일정 부분 제약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기간이 이달 초 종료되자 이사회를 열어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과 주주환원 확대를 결정했다.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주주환원…증권가 "강력한 주가 모멘텀"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19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8.66p(5.80%) 떨어진 6471.17, 코스닥은 9.74p(1.17%) 내린 824.46,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 종가보다 14.1원 내린 1397.7원을 기록했다. 2026.8.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19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8.66p(5.80%) 떨어진 6471.17, 코스닥은 9.74p(1.17%) 내린 824.46,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 종가보다 14.1원 내린 1397.7원을 기록했다. 2026.8.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SK하이닉스(1,500,000원 ▼162,000 -9.75%)의 40조원 규모 주주환원에 대해 증권가는 향후 주가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환원계획 규모가 이전 대비 더 커진 점이 핵심 포인트로 보인다는 의견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9일 SK하이닉스의 40조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소각 결정과 관련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현시점에서 실적 개선이 실제 주주환원으로 연결됨을 확인시켜준 SK하이닉스의 강한 주가 방어 재평가 재료"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2027년까지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환원하고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자기주식 취득 예정 금액은 총 40조원이다. 이사회 결의 전날 종가인 주당 166만2000원 기준 2407만주로 발행주식(총 7억3049만주)의 약 3.3%에 해당한다. 취득 예정 기간은 8월20일부터 약 3개월이며 취득 종료 후 전량 소각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상장사 자기주식 소각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이 연구원은 "(주주환원 계획 발표 후) 넥스트레이드에서 이날 급락폭이 대부분 메워지는 반등이 진행 중이고 나스닥 선물도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확대가 병행될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4년 11월 3개년(2025~2027년) 누적 FCF의 50%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던 계획이 FCF 50% 이상으로 변경된 내용을 이번 주주환원 계획의 핵심 포인트로 보는 전문가들 의견도 제기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7년까지 50% 이상 주주환원을 한다는 건 업황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주가에는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고,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40조 주주환원 계획보다 FCF 50% 이상 환원 계획이 더 긍정적인 포인트"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40조원 규모 자사주 취득·소각은 최근 주가에 반영된 밸류에이션 할인 일부를 완화하면서 목표주가와의 괴리를 줄이는 촉매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이 괴리를 줄이려면 AI(인공지능) 메모리 수요, 공급 부족, 실적 성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도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이 단기 주가에 무조건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론상 호재는 맞는데 이벤트성 매수가 들어오기도 해서 단기 주가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도 "엄청난 호재라기보다는 삼성전자는 더 주주환원을 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을 일부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다만 주주환원 확대만으로 현재 목표주가와 주가 간 괴리가 근본적으로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특별배당 이뤄질까..이르면 이달 주주환원책 윤곽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

SK하이닉스(1,500,000원 ▼162,000 -9.75%)가 4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자 삼성전자(247,500원 ▼21,000 -7.82%)의 특별배당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 특별배당을 포함한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과 2027년 이후 적용할 관련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현행 주주환원 정책은 2024~2026년 3년간 발생한 FCF(잉여현금흐름)의 50%를 재원으로 활용해 연간 9조8000억원 수준의 정규배당을 지급하고 이후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하는 구조다.

일단 재원 측면에서는 충분한 여력이 생겼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연결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92조9164억원, 단기금융상품은 97조366억원이다. 여기서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사채, 장기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약 167조원으로 집계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현금 규모 등을 고려해 현행 정책 종료 전이라도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탄력적으로 발표·시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늘어난 현금 여력은 차기 정책을 결정할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추가 환원에 나선 전례도 있다. 지난해 결산배당에서는 세제 개편과 예상 배당재원을 감안해 1조3000억원을 추가 배당했다. 자사주 소각도 두 차례 이뤄졌다. 2024년 발표한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가운데 1차로 취득한 3조원은 지난해 전량 소각했다. 이후 추가 취득한 자사주 중 주주가치 제고 목적 물량도 올해 4월 소각했다. 임직원 보상분은 소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각 규모는 취득원가 기준 약 5조3461억원이다.

이제 삼성전자가 가용 재원을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에 어떻게 배분할지가 관건이다.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이사회와 경영진은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차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 목적의 재투자와 주주환원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 고객사의 장기공급계약(LTA) 선수금과 임직원 성과급 보상 목적의 자사주 매입 등은 FCF 산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금 보유액 자체가 늘더라도 이를 모두 환원 재원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현행 정책 종료를 앞두고 순현금 규모가 확대된 만큼 업계에서는 앞으로 공개될 주주환원 정책에서 추가 환원 방안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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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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