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MLCC·차세대 기판 등 고부가 기술 개발 확대
탄탄한 현금성자산…중장기 선행투자 여력 확보

삼성전기(1,387,000원 ▼53,000 -3.68%)와 LG이노텍(603,000원 ▼30,000 -4.74%)이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늘리며 인공지능(AI)과 전장 등 고부가 신사업 분야 경쟁력 확충을 위한 기술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으로 부품 적용처를 넓혀 수익 기반을 다지려는 전략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올해 상반기 R&D 비용은 총 8815억원으로 전년 동기(7460억원)보다 18.2% 증가했다. 삼성전기가 26%, LG이노텍이 10.2% 늘리며 양사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전기의 상반기 R&D 비용은 47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62억원)보다 979억원 늘었다. 매출(6조6663억원) 대비 R&D 비중도 6.8%에서 7.1%로 0.3%p(포인트) 상승했다.
투자 방향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전장용 고부가 부품에 맞춰져 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데이터센터용 초고용량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전기차 파워트레인용 초고압 MLCC 등을 개발하고 있다. AI 기반 개발·제조 효율화를 위한 AI솔루션팀과 미래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선행설비랩 등 연구개발 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LG이노텍도 상반기 R&D에 4073억원을 투입해 전년 동기(3698억원)보다 10.2% 늘렸다. AI·반도체와 자율주행, 로보틱스를 신규 성장 영역으로 두고 AI 서버·HPC(고성능컴퓨팅)용 차세대 기판과 첨단 패키징, 자율주행용 복합 센싱, 휴머노이드 로봇용 센싱·제어 솔루션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R&D 투자액 증가에도 매출(11조621억원)이 더 빠르게 늘면서 매출 대비 R&D 비중은 4.1%에서 3.7%로 낮아졌다.
양사의 R&D 확대는 카메라 모듈 등 스마트폰 부품에 집중됐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MLCC와 패키지기판의 적용처를 AI 서버·데이터센터와 전장으로 넓히고,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과 기판에서 확보한 기술을 AI·반도체와 자율주행, 로봇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주력 기술의 적용처와 고객 기반을 동시에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자동차, 로봇에 공급되는 부품은 높은 성능과 신뢰성이 요구된다. 삼성전기는 MLCC의 고용량·고압화를, LG이노텍은 기판과 센싱 기술의 고도화로 대응하고 있다. 부품 개발부터 고객사 평가와 양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에 기술 검증을 마쳐야 이후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두 회사가 확보한 현금도 중장기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현금성 자산은 각각 3조3144억원, 1조2404억원으로 총 4조5000억원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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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전장 시장의 성장으로 전자부품의 적용 영역이 넓어지면서 고부가 부품을 둘러싼 기술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AI와 전장 시장은 요구되는 부품의 성능과 신뢰성이 높아 기술 경쟁력이 수주로 이어지는 시장"이라며 "전자부품 업체들도 기존 사업에서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