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이어지는 영남권 초대형 산불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 '경험하지 못했던 피해, '유례없이 빠른 확산' 등의 표현을 쓰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산불 진화에 가용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산불 피해기업을 위한 세정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한 권한대행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의성 산불이 어제 하루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단 몇 시간에 확산되는 등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산불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번주 남은 기간은 산불 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2일 산불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지난 25일 이를 전국 모든 지역으로 확대했다. 국가 소방동원력도 발령된 상태다.
한 권한대행은 "역대 최악의 산불에 맞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며 "추가적인 산불이 생기면 산불 진화를 위한 자원 등이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산불 방지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무리 애를 써도 인간의 대비는 자연의 괴력 앞에 늘 부족하게 마련이었는데 우리가 과연 철저하게 대비하긴 했나 다시 한번 돌아보고 그러한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정부는 그동안 산불 대처와 예방에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점검하고 깊이 검토하고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무엇보다 산불 진화를 최우선으로 가용한 인력·장비를 총동원해 산불 확산의 고리를 단절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금번 산불 피해자의 조속한 일상회복을 위해 긴급구호를 비롯해 행정·재정적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국민담화 발표 직전 '산불 대응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그는 중대본 회의에서 "기존의 예측 방법과 예상을 뛰어넘는 양상으로 산불이 전개되고 있는 만큼 전 기관에서 보다 심각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해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산불 피해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세정 지원을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강민수 국세청장, 고광효 관세청장, 임기근 조달청장, 안형준 통계청 차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재부-4개 외청장 간담회'에서 국세청을 향해 "경북 지역 산불과 관련해 산불 피해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세정지원의 차질 없는 이행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최근 대형 산불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납세자가 법인세,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을 신고하면서 납부기한 연장을 신청할 경우 최대 2년까지 연장해 주기로 했다. 고지 받은 국세의 경우에도 신청시 최대 2년까지 납기연장이 가능하다.
특히 피해 지역 내 약 7000개의 중소기업 법인세 납부기한은 별도 신청 없이 직권으로 기존 3월31일에서 6월30일까지 3개월 연장하고 개별 안내할 예정이다.
관세청도 이번 산불로 직·간접 피해를 입은 수출입 기업을 대상으로 '관세 행정 종합지원'에 나선다. △수입물품의 관세 납부기한 연장 △분할납부 등 세정지원 △관세조사의 원칙적 유예 △FTA(자유무역협정) 원산지검증 보류·연기 △특별통관 지원 등을 통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