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격화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과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가 겹친 덕분이다. 조만간 원/달러 환율이 1470원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5.0원 내린 1473.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5월11일 1472.4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장중에는 1471.1원까지 내려가 지난 5월11일 1465.6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원화 강세는 글로벌 달러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재개 가능성과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해상 봉쇄 위협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달러인덱스는 상승했다.
그러나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공급이 수요를 압도했다.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265억달러가 순차적으로 환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중공업체의 환 헤지 물량과 네고 물량도 꾸준히 유입됐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도 환율 하락을 뒷받침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2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3.56% 오른 6747.95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을 매수하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공급이 늘어난다.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 현상도 깨졌다. 원화는 강세를 보인 반면 엔화는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미국 경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로 약세를 지속했다. 이에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6원대로 내려가 2024년 11월 이후 약 1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다음주 월말을 앞두고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확대될 경우 1470원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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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원화 강세의 지속 여부는 SK하이닉스 ADR 자금과 월말 네고 물량, 외국인 주식 매매, 한국 성장률, 한국은행과 연준의 금리 경로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23일 발표되는 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 국내 경기 재평가와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둔화할 경우에도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낮아져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중동 충돌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 미국의 물가 압력이 커지고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원화는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수출업체 환헤지 물량과 SK하이닉스 ADR 관련 달러 공급 기대가 맞물리며 여타 글로벌 통화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는 점도 환율 하락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