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발란까지 '비상'…계속 맴도는 티메프 악령, 왜?

세종=박광범 기자
2025.04.01 14:45
1일 서울 강남구 발란 본사 로비에 '발란 전 인원 재택근무'라고 적힌 안내문이 놓여있다./사진제공=뉴스1

대형마트 '홈플러스'에 이어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까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유통업계 대금 미정산 우려가 높아진다. 지난해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인데 정작 정부가 '티메프 방지책'으로 내놓은 대책은 정치권의 외면 속 국회에 계류 중이다.

1일 국회 및 관가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기업회생을 신청한 발란 측과 접촉하며 입점판매자 정산 및 소비자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이며 전체 입점사 수는 1300여개로 알려져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발란의 미정산 규모를 수백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발란의 판매대금 미정산 논란은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발란 측은 "신규 투자 유치 전후 진행 중인 재무 검증 과정에서 파트너사의 과거 거래 및 정산 내역에 대해 정합성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 발견됐다"며 지난달 28일까지 파트너사별 확정 정산 금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안내하지 못했고 전날 결국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문제는 플랫폼 중개업자인 발란을 규율할 마땅한 법이 없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티메프 사태 재발방지책을 내놨지만 해당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상태다.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 속 여야가 차일피일 법안 처리를 미룬 결과다.

개정안은 중개거래 수익이 100억원 이상(또는 중개거래규모 1000억원 이상)이면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으로 규정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게 골자다. 특히 플랫폼사로 하여금 20일 내에 판매대금을 입점사업자에 지급하도록 하고 판매대금 50% 이상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내용도 담았다.

결과적으로 티메프 재발방지책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에 가로막혀 있는 사이 비슷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한편 공정위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대규모 유통업체의 정산기한이 적절한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필요한 경우 정산기한 단축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같은 대규모 유통업체는 특약매입 상품은 판매 종료 후 40일, 직매입 상품은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대금을 정산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납품업체와 입점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향후 대금 지급이 원활하게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홈플러스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현재 대규모유통업법상 정산 기한이 적절한지 살펴보고 개선이 필요하면 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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