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체계 개편, 주민 갈등에 동력 상실…새 정부서 가능할까

김온유 기자
2025.08.11 16:09
[완주=뉴시스] 김얼 기자 =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21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전입신고를 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완주-전주 통합을 위해 완주군으로 이사하며 주소지를 옮기고 완주군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지내려는 취지로 완주군으로 전입 했다. 2025.07.21. pmkeul@newsis.com /사진=김얼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행정체제 개편이 공전하고 있다. 본격적인 논의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에 주민들의 반대가 격화하면서다.

11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전북 전주·완주 행정체제 통합 추진을 두고 지역 내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전주와 완주는 1997년, 2009년, 2013년 통합을 시도했으나 완주 주민 반대로 모두 무산됐다. 현재도 상황은 비슷하다. 완주군이 '완주·전주 통합 바로 알기' 순회 설명회에서 105개 지역 상생 방안의 예산 확보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구체적 실행 계획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우범기 전주시장은 완주군 전통시장을 찾았다가 군민에게 물벼락을 맞기도 했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도 마찬가지다. 제주도는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기초자치단체인 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남제주군 4개 시·군 체제에서 단일광역체제(제주도)로 개편돼 2개 행정시(제주시·서귀포시)가 도입됐다. 이를 다시 되돌리겠다는 게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방향이다. 현재 기초자치단체 도입 건은 제주시에선 반대가, 서귀포시에선 찬성이 더 많아 지역간 온도차가 크다.

대구·경북도 내년 7월 대구경북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경북도의회의 반대로 논의가 중단됐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대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하면서 동력이 더 꺾였다. 통합을 추진 중인 대전·충남도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 의원들이 반대에 나섰고 최근 대전·충남 4개 교직원 노조도 졸속 통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지역 소멸을 막으려면 행정체제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데엔 이견이 크게 없어 보인다. 행안부 소속 민간 자문위원회인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 자문위원회도 광역시·도, 시·군·구, 연접 시·군 등의 다양한 통합을 적극 제시했다. 문제는 통합에 따른 이점을 대상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기 어렵고 설득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변수도 있다. 새 정부의 구체적인 '5극3특' 추진 전략이 제시될 경우 행정체제 통합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권역별로 지자체의 독립된 행정체제를 유지하면서 사회·경제적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전국 최초 특별지자치단체인 충청광역연합(대전시·세종특별자치시·충남도·충청북도)이 실례다.

국정위가 행정체제 통합과 권역별 연합체 중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가 관심거리다. 후자쪽에 무게를 둔다면 지지부진한 행정체제 개편이 후순위로 밀려 다시 새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민 갈등이 큰 상황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 혼란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5극3특이 행정체제 통합의 전 단계일 수는 있으나 이를 유도하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고 얘기하긴 어렵다"며 "5극3특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되면 주민 갈등을 빚는 행정체제 통합이 더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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