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2호기 계속운전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된다. 설계수명 만료로 2년5개월째 가동을 멈춘 고리 2호기의 계속운전 승인이 다음달 중순 이후로 밀리면서다.
28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다음달 23일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재심의할 예정이다.
고리 2호기는 2023년 4월 설계수명 만료로 가동이 중단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26년 1월 재가동을 목표로 △안전성평가 제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주민의견 수렴 △운영변경허가 신청 절차를 밟았다. △울산·양산 △부산 기장군 △부산 4개구 △울산 울주군 △부산 5개구 등 5차례의 주민 공청회도 진행했다.
특히 계속운전 안정성 평가 기준과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권고한 △주기적 안정성 평가 △미국 기준인 주요기기 수명평가,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등을 적용했다.
하지만 원안위는 고리 2호기 사고관리계획서를 둘러싼 이견으로 계속운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위원들이 안전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수치가 사고관리계획서에 반영돼 있지 않은 점 등을 문제삼으면서다.
일각에선 고리 2호기 계속운전이 쉽지 않을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리 2호기에 대한 해체 결정이 내려지면 지난해 9월과 올해 8월 계속운전 심사를 위해 가동을 멈춘 고리 3호기와 4호기의 재가동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고리 3·4호기 외에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월성 2호기 △월성 3·4호기가 계속운전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원전 10기가 2030년까지 운전허가 기간이 만료될 예정이다.
노후 원전 가동 중단은 국내 전력 수급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운전허가 만료 원전 10기의 발전용량 8.45GW(기가와트)는 2030년 전체 필요 전력 목표 실효용량의 약 6.2%, 재생에너지 실효용량의 약 85%에 육박한다.
이들 원전이 재가동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 반도체·AI(인공지능) 등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최첨단산업 육성도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온실감축 감축 목표 달성도 요원해진다. 10차 전력기본계획(전기본) 이후 2030년 전환(발전)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400만톤 상향됨에 따라 석탄·LNG(액화천연가스) 감축 및 원전·신재생 비중 지속 확대 계획이 올해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상태다.
10기 원전의 계속운전 불발 시 10기 발전량 59.7TWh(테라와트시)를 재생에너지와 청정수소·암모니아 발전을 통해 확보해야 하며,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경우 38GW이상의 추가 설비 증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원전 계속운전 없이는 11차 전기본의 탄소감축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