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흐름이 심상찮다.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겼던 1400원선을 돌파한 뒤 하루 만에 1410원선까지 뚫렸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난 영향이 컸다. 여기에 3500억달러(약 490조원)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불확실성도 원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8원 오른 1412.4원을 기록했다. 주간거래 종가가 1410원을 넘어선 건 지난 5월14일(1420.2원)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좀처럼 1400원을 넘지 않던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심리적 저지선'을 돌파한 배경에는 달러화 강세가 있다. '깜짝 성장'을 이룬 미국의 2분기 GDP(국내총생산)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이 금리인하 기대를 낮춘 동시에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고 추가 인하 언급을 피한 점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가 약 한 달 만에 98로 올라선 배경이다.
수급 측면에선 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 이탈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특히 대미투자펀드 불확실성도 원화 가치를 떨어트리는 재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불 발언'도 원화 약세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한미 무역합의에 따른 한국의 대미투자와 관련해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했다.
미국 요구대로 3500억달러 규모 투자가 진행된다면 외화 유출 위험이 커져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통화스와프 체결 요청을 한 상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면담에서) 자세하게 한국의 외환 사정과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설명했다"며 "베선트 장관은 우리 외환시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전문가로, 워싱턴으로 돌아가 내부 협의를 한 뒤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