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제는 최후의 수단"…'세금 딜레마'에 빠진 기재부

세종=최민경 기자
2025.10.13 16:35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5.10.10.

이재명 정부가 이번주 중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예고한 가운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세제는 최후의 수단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이전 두 차례 부동산 정책이 집값 상승 억제 효과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에도 세제 카드는 내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세제 정책의 실패 경험이 남긴 트라우마로 세제 카드를 적극적으로 쓰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구 부총리는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번주 발표할 부동산 대책에 대해 "공급은 공급대로 속도를 내면서 수요 부분에 할 수 있는 정책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제 정책이 포함되냐는 질의엔 "일단 방향성은 발표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안정화에 세제 정책을 쓰지 않겠다는 이재명 대통령 발언은) 가급적 최후의 수단으로 쓰겠다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6·27, 9·7 부동산 대책 발표 후에도 서울 주택 매수 심리가 100을 상회하는 등 여전히 집값 상승 기대 심리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 전반의 집값 상승률은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다. 금융 규제와 공급 확대를 이미 발표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수요를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세제다.

그러나 정부 내부적으로 세제를 활용하겠다는 뚜렷한 의지는 읽히지 않는다. 기재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즉시 동원할 수 있는 실질적 정책수단은 △보유세 강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양도세·취득세 조정 등 대부분 '세제'에 집중돼 있지만 정치적 부담과 정책 리스크 때문에 꺼내지 못하는 역설에 갇힌 셈이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조세저항과 거래절벽 우려가 재연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투기와의 전쟁' 대상으로 규정하며 세금과 금융 규제로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2018년 이후 종합부동산세를 최고 6%까지 올리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높이는 등 '세금으로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강경 기조를 폈다. 양도세와 취득세도 중과세가 도입됐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17년 6억원에서 2022년 12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고,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 고령층까지 세부담이 급증하며 '세금 폭탄' 논란이 터졌다. 거래절벽이 고착화되며 매물은 잠기고 시장은 불신에 빠졌다.

여기에 임대차 3법의 부작용으로 전세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LH 투기 사태가 겹치면서 정부의 정책 신뢰도는 급락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2021년 종부세 공제 확대 등으로 세제 완화에 나서며 정책을 사실상 후퇴시켰다.

정부가 세제 대신 공급 확대와 금융 조정에 집중하는 이유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대책엔 규제 지역 확대와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용산 외에 마포·성동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 수도권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현행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축소하는 방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40%에서 35%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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