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1450원선도 터치…7개월 만에 최고

김주현 기자
2025.11.05 16:42

강달러·외국인 국내 증시 대규모 매도 영향
지난달 외환당국 구두개입 당시보다 환율 수준 높아져

코스피가 전 거래일(4121.74)보다 117.32포인트(2.85%) 내린 4004.42에 마감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50원선을 터치하며 7거래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도가 겹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5원 오른 1449.4원을 기록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 4월11일(1449.9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43.5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초반부터 상승폭을 키웠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마감 직전에는 145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가 기준으도 4월11일(1457.2원) 이후 가장 높다.

환율 급등의 직접적 요인은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2조52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날(2조2300억원)에 이어 이틀 연속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85% 하락한 4004.42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390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0.2로, 지난 8월 1일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100선을 상회했다

미국 달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12월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강세를 이어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시장이 보는 연준의 12월 금리인하 확률은 73.9%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한 달 전(86.3%)보다 낮아졌다. 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달러 매수를 자극한 셈이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장기화 우려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지만,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미국 최대 소비 시즌인 추수감사절까지 셧다운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에 1420원대까지 내렸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점은 외환당국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13일 당국은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하자 1년 6개월 만에 구두개입에 나섰다. 지금 환율은 그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미 간 대미 투자액을 연 200억달러 이내로 제한하는 합의가 있었지만 자금 조달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달러화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유동성 부족 영향에 강세"라며 "연준의 개입이 없다면 셧다운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 강세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세가 이어진다면 1440원대 후반까지 빠르게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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