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예고한 '법정 정년 65세'

세종=정현수 기자, 김주현 기자, 세종=최민경 기자
2025.11.06 17:00
연도별 정년퇴직 연령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그래픽=최헌정

정년연장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퇴직 후 소득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데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다만 노동계가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을 요구하고 있어 진전된 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입법 과정에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6일 정치권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정년연장 입법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만 60세인 정년을 어떤 방식으로든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게 골자다. 연장이 완성되는 시기는 2033년, 2041년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

정년연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퇴직 후 소득공백이 가장 큰 문제다. 국민연금 수급연령은 5년마다 1세씩 늘어 2033년에 65세가 된다. 법정 정년을 기준으로 직장에서 은퇴하고 최대 5년까지 연금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은퇴 후에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장년층도 늘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말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30~59세 정규직 상용근로자 10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정년퇴직 후 일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7%로 나타났다. 일할 의지는 충분하지만 일할 자리와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정년을 늘리는 방식이다. 정년연장에는 법정 정년연장, 퇴직 후 재고용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노동계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대노총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말까지 65세 법정 정년연장 법안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경영계는 법정 정년연장에 부정적이다. 현행 연공서열식 임금체계에서 정년만 늘릴 경우 인건비 부담이 급격히 늘고, 청년층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영계는 대신 '재고용' 형태의 점진적 정년연장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퇴직 후 일정 조건 아래 새 계약을 맺어 고용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법정 정년연장과 재고용을 조합하는 절충안 등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은 기업들이 법정 정년연장, 재고용 등을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정년연장 논의는 이미 2년 지체돼 있고, 더 미루면 국가 책임 방기로 볼 수 있다"며 "방법론, 특히 임금 조정 문제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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