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성 고문 "불확실성 클수록 대책은 우수 인력 확보"

김상희 기자
2025.11.19 06:01

[GK인사이츠 미래전략 좌담회/(상)] AI·미중 패권 경쟁…인재 통해 변화 대응해야

[편집자주]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2차 좌담회를 열고 한국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최고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고문단인 김종갑 한양대 특훈교수(전 한국전력 사장), 정유성 전 삼성SDS 사장, 최준근 전 한국HP 대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참석했다. GK인사이츠 이사인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2차 좌담회를 열고 '한국기업의 글로벌 미래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준근 전 한국HP 대표, 김종갑 한양대 특훈교수, 정유성 전 삼성SDS 사장,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 박선영 동국대 교수 /사진=김창현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2차 좌담회를 열고 AI(인공지능) 확산과 미중 패권 경쟁으로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한 지금, 한국이 세계 최고의 기업을 육성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고문단인 김종갑 한양대 특훈교수(전 한국전력 사장), 정유성 전 삼성SDS 사장, 최준근 전 한국HP 대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참석했다. GK인사이츠 이사인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고문단은 대전환의 시기에도 핵심 역량 강화, 인재 육성 등 본질적인 것에 충실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장 좋은 대응 전략은 '인재'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박 교수) : 이번 좌담회의 큰 주제인 '한국 기업의 글로벌 미래 전략'과 관련해 공통 질문 하나를 먼저 드리고자 한다. 모두 유명하신 CEO(최고경영자)이셨는데 재임하시는 동안에 생각했던 글로벌 전략의 핵심 원칙을 알려달라. 또 산업적으로 AI 전환, 무역적으로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큰 전환기에 있는데 이 시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래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해 달라.

▶김종갑 한양대 특훈교수(이하 김 고문) : 그동안 일해온 지난 50여 년간 어느 한 해도 전환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었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 또는 AI의 부상 등으로 전략에 있어 조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그러나 결국 글로벌 문제는 (비즈니스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다. 그간 가장 역점을 둔 것은 고객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고 더 나아가 고객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최고 일류 기업과 비교했을 때 우리에게 부족한 건 3가지라고 생각한다. 가장 부족한 건 글로벌에서 통하는 경영 인력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을 인수해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최고의 인재들을 활용해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두고 그것이 본사 전략과 연계되도록 하는 경영을 못하는 것이다. 둘째는 포트폴리오 부분에 있어 비관련 다각화가 문제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지 못하고 온갖 것을 다한다. 지금 같이 해서는 최고 수준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지막은 장기적인 접근 문제다. 독일의 글로벌 기업 지멘스의 경우 최소 25년을 보고 포트폴리오 구성을 하는데 우리는 한해 한해가 급하다. 대부분 경영진도 1년 단위로 평가하는 관행이 계속된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 2차 좌담회에서 정유성 전 삼성SDS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최준근 전 한국HP 대표(이하 최준근 고문) : 일하면서 해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라는 말을 안 들어본 적이 없다. AI와 로봇이 나와도 비즈니스에서 일어나는 프로세스 등에는 크게 변하는 게 없다고 본다. 한국에서 HP가 나름의 성공을 한 이유는 본사의 경영 철학과 전략을 철저하게 한국에 심은 것이 컸다. 이를 위해 한국HP는 진출 초기 거의 대부분의 경영진이 본사에서 왔다. 특히 실력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야 본사에서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한국에서도 파트너사와 협력·협상에서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의 세계화에 있어 진출한 국가에 그 기업의 경영 철학과 전략을 잘 펼칠 수 있는 사람이 가야 한다는 것과 후임으로 또 그런 사람을 뽑고 키워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지의 후임 대표를 뽑는 일은 굉장히 중요한 로컬리제이션(현지화) 작업 중 하나다. 왜냐하면 결국 본사는 뒤로 빠지고 그 지역에 있는 인력들이 회사를 관리하고 경영을 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표자를 뽑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별도로 주어진다. 예를 들어서 서비스 업무를 시키다가 영업을 시키고 또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시킨다. 그리고 본사에서 계속 불러 대화하고 이 사람이 제대로 된 생각이나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본사의 경영 전략을 밀어붙일 자질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끊임없이 테스트를 하고 나서야 최종적으로 다음 대표자를 뽑게 된다.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이하 최현만 고문) : 뮤추얼 펀드, 중국 펀드, 부동산 펀드 등 미래에셋이 한국에서 최초로 한 것이 많다. 한국의 자본시장과 함께 성장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글로벌 미래 전략을 이야기하자면 한국은 시장이 좁다. 넓은 시장으로 가야 된다.

AI와 관련해서는 2000년대에 있었던 닷컴버블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 AI도 버블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 저는 버블은 아니라고 얘기를 하고 싶다. 부채로 자금 조달하는 것이 거품 붕괴의 심각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들도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닷컴버블 때는 자본 대비 부채가 50배 정도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AI는 약 30배 정도밖에 안 왔다. 아직도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정유성 전 삼성SDS 사장(이하 정 고문) : 그동안 전자, 석유화학, IT 등 여러 업종에서 일을 했지만 일관되게 추진한 게 원가 경쟁력과 종업원 역량 강화다. 원가 경쟁이 중요한 건 제품의 가격은 하락하고 자재 등 비용은 증가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장을 다니며 직원들과 소통을 많이 했다. 종업원과 경영진이 일체화가 되면서 실제로 원가 경쟁력이 많이 개선 됐다. 종업원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외부에서는 우수 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인력은 지속적으로 교육을 시켰다. 일례로 IMF 외환위기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비 문제로 직원 교육을 중단했는데 삼성전자는 오히려 대폭 강화했다. 여러 주에 걸친 합숙 훈련 등을 시행했고 이를 통해 내부 인력의 역량이 크게 강화됐다.

지금은 여러 환경 변화를 예측할 수 없고 불확실성이 크다. 이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대책은 우수한 인력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변화에도 바로 대응이 된다.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개척해 나가자'라는 구호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그것을 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대한민국은 사람이 가장 큰 자원인만큼 인재를 통해 변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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