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서)
-박 교수 : 반도체·배터리·AI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산업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고문님들께서는 산업자원부 차관과 하이닉스·한국전력·지멘스 CEO를 비롯해 한국HP 대표, 삼성SDS 사장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지니고 계신데, 한국 제조업이 AI 시대에 어떻게 글로벌 미래전략을 짜야할 것으로 보나?
▶김 고문 : 우리가 가장 우수한 역량을 지닌 건 제조엔지니어링 분야다. 같은 설비로 작업을 해도 수율이 높다. 엔지니어들이 생산성을 높이는데 많이 기여한 것으로 지금까지 먹고살았다. 그런데 정보화 시대부터는 데이터가 핵심이다. 제조업에 있어서는 스마트 팩토리로 집약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어떻게 하면 사이버 공간과 실물 세상이 100% 일치하게 만드냐가 관건이다. 그건 결국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AI도 그 연장선에서 데이터가 핵심 생산 요소가 된다.
제조엔지니어링에 더해 우리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요구하는 일들에 있어 각 단계별 협업을 다른 나라에 비해 잘한다. 메모리 반도체, LNG 탱크선 등에서 단계별 협업을 하는 것은 우리가 중국보다 잘한다. 그건 문화적인 것도 있다. 전통적으로 함께 더불어 일하는 그런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다 생각한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가 훨씬 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업과 국가의 문화적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다음 속도도 우리의 강점이다.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 단계 더 나가지 못한 것은 결국 데이터를 핵심 생산요소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문제는 우리가 제조업을 잘하는데도 이를 기반으로 하는 종합 솔루션 산업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우리 기업 중 대표 기업 한 곳이 종합 솔루션 사업을 한다고 사업부를 만들었다가 3년 정도 하다 없앴다. 종합 솔루션이 제조업의 정수이자 진수인데, 우리 기업이 아직 이 단계에는 안 가있다.
▶최준근 고문 : 한국 기업의 본질적 강점은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 몰입 정신, 경쟁에서의 전술 이런 부분에서 굉장히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다음 과거에 비해 인력이 굉장히 풍부하다. 지금은 비즈니스 경쟁력도 상당히 단단하고 인력이 풍부하며 기술력도 뛰어나다. 과거 대비 물류 등에서 뛰어난 프로세스도 있다. 기업 경쟁력을 볼 때 인력이나 내부 프로세스는 외국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미래를 볼 때 AI나 로봇 이런 쪽은 밀린다. 우리 교육이 뛰어나다 하는데 그건 옛날 얘기 같다. 지금은 뛰어나지 않아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우리 기업이 좀 더 빠르게 바뀌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그리고 기업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허들이 없어져야 한다. 고용에 있어 보다 유연하게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는 국가와 사회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 고문 : 우리의 핵심 기술이 없으면 협상의 주도권 확보를 못한다. 엔비디아가 이번에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 장을 주겠다는 것도 결국 한국이 엔비디아에 굉장히 좋은 필드 테스트 마켓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삼성전자가 AI 팩토리를 하고 현대차가 자율주행차를 하며 SK그룹이 디지털 트윈을 한다. 또 네이버나 카카오가 데이터 센터를 한다. 그러면 거기서 나오는 모든 자료와 데이터를 가지고 또 기술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때문에 우리한테 준다는 것인데 결국 이것도 각 기업들이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된 것이다.
기술 확보하는 데 있어서는 스피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해서 스피드를 높이면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 교수 : 최근 미국과 중국이 디지털화폐 패권 경쟁을 벌이며 글로벌 금융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새로운 화폐질서인데, 금융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제도와 인프라를 갖춰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나?
▶최현만 고문 :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과 중국을 봐야 한다. 미국은 민간 주도다. 중국은 민간 주도가 아닌 정부 주도다. 여기서 CBDC(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라는 용어가 나온다. 민간 주도 관련해 미국에서 지니어스 법(미국 내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운영에 관한 연방 포괄 규제 법)이 나왔다. 미국의 숙제는 재정적자다. 미국은 사실 부채 국가다. 지금 굉장히 어렵다. 지금 관세 문제, 감세 문제와 국채 문제, 재정 적자 문제를 어떤 것으로 막을까 고민이다. 관세로 막았는데 이제 국민들이 문제점을 알아간다. 그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해서 재정 부족을 스테이블 코인으로 충당하려는 것 같다.
중국 입장을 설명하면 한국도 설명이 된다. 중국은 인민은행이 이것을 화폐로 본다. 중앙에서 발행 규모 등을 통제할 수 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5% 대인데 금리가 1%대다. 이해가 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화폐로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만약 서학개미가 미국에 투자를 하면서 스테이블 코인을 들고나가서 달러로 바꾼다면 자본 유출이 된다. 이것 막을 방법을 마련해 놓고 허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자본 유출이 걱정이면 CBDC로 발행하면 되는 것 아니냐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차라리 CBDC를 하면 되지 굳이 아직 준비도 되지 않고 자본 유출 우려도 있는데 할 필요는 없다. (하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