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문화·스피드…AI 시대, 우리만의 경쟁력 살려야" (종합)

김상희 기자
2025.11.19 06:05

[GK인사이츠 고문단 미래전략 좌담회] 대한민국 경쟁력 강화…핵심역량·인재 육성 한 목소리

[편집자주]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2차 좌담회를 열고 한국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최고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김종갑 한양대 특훈교수(전 한국전력 사장), 정유성 전 삼성SDS 사장, 최준근 전 한국HP 대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참석했다. GK인사이츠 이사인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2차 좌담회를 열고 '한국기업의 글로벌 미래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준근 전 한국HP 대표, 김종갑 한양대 특훈교수, 정유성 전 삼성SDS 사장,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김창현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2차 좌담회를 열고 AI(인공지능) 확산과 미중 패권 경쟁으로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한 지금, 한국이 세계 최고의 기업을 육성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GK인사이츠 고문단인 김종갑 한양대 특훈교수(전 한국전력 사장, 이하 가나다순), 정유성 전 삼성SDS 사장, 최준근 전 한국HP 대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참석했다. GK인사이츠 이사인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고문단은 대전환의 시기에도 핵심 역량 강화, 인재 육성 등 본질적인 것에 충실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장 좋은 대응 전략은 '인재'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박 교수) : 이번 좌담회의 큰 주제인 '한국 기업의 글로벌 미래 전략'과 관련해 공통 질문 하나를 먼저 드리고자 한다. 모두 유명하신 CEO(최고경영자)이셨는데 재임하시는 동안에 생각했던 글로벌 전략의 핵심 원칙을 알려달라. 또 산업적으로 AI 전환, 무역적으로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큰 전환기에 있는데 이 시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래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해 달라.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 2차 좌담회에서 김종갑 한양대 특훈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김종갑 한양대 특훈교수(이하 김 고문) : 그동안 일해온 지난 50여 년간 어느 한 해도 전환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었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 또는 AI의 부상 등으로 전략에 있어 조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그러나 결국 글로벌 문제는 (비즈니스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다. 그간 가장 역점을 둔 것은 고객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고 더 나아가 고객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최고 일류 기업과 비교했을 때 우리에게 부족한 건 3가지라고 생각한다. 가장 부족한 건 글로벌에서 통하는 경영 인력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을 인수해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최고의 인재들을 활용해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두고 그것이 본사 전략과 연계되도록 하는 경영을 못하는 것이다. 둘째는 포트폴리오 부분에 있어 비관련 다각화가 문제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지 못하고 온갖 것을 다한다. 지금 같이 해서는 최고 수준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지막은 장기적인 접근 문제다. 독일의 글로벌 기업 지멘스의 경우 최소 25년을 보고 포트폴리오 구성을 하는데 우리는 한해 한해가 급하다. 대부분 경영진도 1년 단위로 평가하는 관행이 계속된다.

▶최준근 전 한국HP 대표(이하 최준근 고문) : 일하면서 해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라는 말을 안 들어본 적이 없다. AI와 로봇이 나와도 비즈니스에서 일어나는 프로세스 등에는 크게 변하는 게 없다고 본다. 한국에서 HP가 나름의 성공을 한 이유는 본사의 경영 철학과 전략을 철저하게 한국에 심은 것이 컸다. 이를 위해 한국HP는 진출 초기 거의 대부분의 경영진이 본사에서 왔다. 특히 실력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야 본사에서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한국에서도 파트너사와 협력·협상에서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의 세계화에 있어 진출한 국가에 그 기업의 경영 철학과 전략을 잘 펼칠 수 있는 사람이 가야 한다는 것과 후임으로 또 그런 사람을 뽑고 키워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지의 후임 대표를 뽑는 일은 굉장히 중요한 로컬리제이션(현지화) 작업 중 하나다. 왜냐하면 결국 본사는 뒤로 빠지고 그 지역에 있는 인력들이 회사를 관리하고 경영을 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표자를 뽑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별도로 주어진다. 예를 들어서 서비스 업무를 시키다가 영업을 시키고 또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시킨다. 그리고 본사에서 계속 불러 대화하고 이 사람이 제대로 된 생각이나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본사의 경영 전략을 밀어붙일 자질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끊임없이 테스트를 하고 나서야 최종적으로 다음 대표자를 뽑게 된다.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이하 최현만 고문) : 뮤추얼 펀드, 중국 펀드, 부동산 펀드 등 미래에셋이 한국에서 최초로 한 것이 많다. 한국의 자본시장과 함께 성장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글로벌 미래 전략을 이야기하자면 한국은 시장이 좁다. 넓은 시장으로 가야 된다.

AI와 관련해서는 2000년대에 있었던 닷컴버블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 AI도 버블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 저는 버블은 아니라고 얘기를 하고 싶다. 부채로 자금 조달하는 것이 거품 붕괴의 심각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들도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닷컴버블 때는 자본 대비 부채가 50배 정도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AI는 약 30배 정도밖에 안 왔다. 아직도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정유성 전 삼성SDS 사장(이하 정 고문) : 그동안 전자, 석유화학, IT 등 여러 업종에서 일을 했지만 일관되게 추진한 게 원가 경쟁력과 종업원 역량 강화다. 원가 경쟁이 중요한 건 제품의 가격은 하락하고 자재 등 비용은 증가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장을 다니며 직원들과 소통을 많이 했다. 종업원과 경영진이 일체화가 되면서 실제로 원가 경쟁력이 많이 개선 됐다. 종업원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외부에서는 우수 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인력은 지속적으로 교육을 시켰다. 일례로 IMF 외환위기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비 문제로 직원 교육을 중단했는데 삼성전자는 오히려 대폭 강화했다. 여러 주에 걸친 합숙 훈련 등을 시행했고 이를 통해 내부 인력의 역량이 크게 강화됐다.

지금은 여러 환경 변화를 예측할 수 없고 불확실성이 크다. 이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대책은 우수한 인력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변화에도 바로 대응이 된다.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개척해 나가자'라는 구호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그것을 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대한민국은 사람이 가장 큰 자원인만큼 인재를 통해 변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 2차 좌담회에서 정유성 전 삼성SDS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AI 시대 경쟁력, 핵심 기술 확보·스피드가 중요

-박 교수 : 반도체·배터리·AI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산업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고문님들께서는 산업자원부 차관과 하이닉스·한국전력·지멘스 CEO를 비롯해 한국HP 대표, 삼성SDS 사장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지니고 계신데, 한국 제조업이 AI 시대에 어떻게 글로벌 미래전략을 짜야할 것으로 보나?

▶김 고문 : 우리가 가장 우수한 역량을 지닌 건 제조엔지니어링 분야다. 같은 설비로 작업을 해도 수율이 높다. 엔지니어들이 생산성을 높이는데 많이 기여한 것으로 지금까지 먹고살았다. 그런데 정보화 시대부터는 데이터가 핵심이다. 제조업에 있어서는 스마트 팩토리로 집약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어떻게 하면 사이버 공간과 실물 세상이 100% 일치하게 만드냐가 관건이다. 그건 결국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AI도 그 연장선에서 데이터가 핵심 생산 요소가 된다.

제조엔지니어링에 더해 우리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요구하는 일들에 있어 각 단계별 협업을 다른 나라에 비해 잘한다. 메모리 반도체, LNG 탱크선 등에서 단계별 협업을 하는 것은 우리가 중국보다 잘한다. 그건 문화적인 것도 있다. 전통적으로 함께 더불어 일하는 그런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다 생각한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가 훨씬 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업과 국가의 문화적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다음 속도도 우리의 강점이다.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 단계 더 나가지 못한 것은 결국 데이터를 핵심 생산요소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문제는 우리가 제조업을 잘하는데도 이를 기반으로 하는 종합 솔루션 산업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우리 기업 중 대표 기업 한 곳이 종합 솔루션 사업을 한다고 사업부를 만들었다가 3년 정도 하다 없앴다. 종합 솔루션이 제조업의 정수이자 진수인데, 우리 기업이 아직 이 단계에는 안 가있다.

▶최준근 고문 : 한국 기업의 본질적 강점은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 몰입 정신, 경쟁에서의 전술 이런 부분에서 굉장히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다음 과거에 비해 인력이 굉장히 풍부하다. 지금은 비즈니스 경쟁력도 상당히 단단하고 인력이 풍부하며 기술력도 뛰어나다. 과거 대비 물류 등에서 뛰어난 프로세스도 있다. 기업 경쟁력을 볼 때 인력이나 내부 프로세스는 외국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미래를 볼 때 AI나 로봇 이런 쪽은 밀린다. 우리 교육이 뛰어나다 하는데 그건 옛날 얘기 같다. 지금은 뛰어나지 않아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우리 기업이 좀 더 빠르게 바뀌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그리고 기업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허들이 없어져야 한다. 고용에 있어 보다 유연하게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는 국가와 사회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 고문 : 우리의 핵심 기술이 없으면 협상의 주도권 확보를 못한다. 엔비디아가 이번에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 장을 주겠다는 것도 결국 한국이 엔비디아에 굉장히 좋은 필드 테스트 마켓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삼성전자가 AI 팩토리를 하고 현대차가 자율주행차를 하며 SK그룹이 디지털 트윈을 한다. 또 네이버나 카카오가 데이터 센터를 한다. 그러면 거기서 나오는 모든 자료와 데이터를 가지고 또 기술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때문에 우리한테 준다는 것인데 결국 이것도 각 기업들이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된 것이다.

기술 확보하는 데 있어서는 스피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해서 스피드를 높이면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 2차 좌담회에서 최준근 전 한국HP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박 교수 : 최근 미국과 중국이 디지털화폐 패권 경쟁을 벌이며 글로벌 금융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새로운 화폐질서인데, 금융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제도와 인프라를 갖춰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나?

▶최현만 고문 :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과 중국을 봐야 한다. 미국은 민간 주도다. 중국은 민간 주도가 아닌 정부 주도다. 여기서 CBDC(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라는 용어가 나온다. 민간 주도 관련해 미국에서 지니어스 법(미국 내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운영에 관한 연방 포괄 규제 법)이 나왔다. 미국의 숙제는 재정적자다. 미국은 사실 부채 국가다. 지금 굉장히 어렵다. 지금 관세 문제, 감세 문제와 국채 문제, 재정 적자 문제를 어떤 것으로 막을까 고민이다. 관세로 막았는데 이제 국민들이 문제점을 알아간다. 그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해서 재정 부족을 스테이블 코인으로 충당하려는 것 같다.

중국 입장을 설명하면 한국도 설명이 된다. 중국은 인민은행이 이것을 화폐로 본다. 중앙에서 발행 규모 등을 통제할 수 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5% 대인데 금리가 1%대다. 이해가 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화폐로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만약 서학개미가 미국에 투자를 하면서 스테이블 코인을 들고나가서 달러로 바꾼다면 자본 유출이 된다. 이것을 막을 방법을 마련해 놓고 허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자본 유출이 걱정이면 CBDC로 발행하면 되는 것 아니냐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차라리 CBDC를 하면 되지 굳이 아직 준비도 되지 않고 자본 유출 우려도 있는데 할 필요는 없다.

소버린 AI 보다 중요한 건 우리 강점을 살린 애플리케이션·서비스

-박 교수 : AI가 투자 판단과 리스크 관리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AI 기반 ETF와 퀀트 운용을 선도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산업 전반에서 AI 도입이 본격화될 때 한국 금융회사가 글로벌 빅테크와 차별화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이라 보나?

▶최현만 고문 : 금융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자본시장, 증권시장도 특히나 더 AI가 접목돼야 한다. 이미 운용 쪽은 거의 로보어드바이저가 하고 있다. 운용 쪽은 약 70%가 AI 시스템이 한다. 그런데 해보니 AI의 발전에서도 사람이 없이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증권에서 예를 들자면 고객이 왔을 때 여러 가지 업무 처리에 있어 이미 비대면 시스템이 발전했다. 거기에 AI까지 접목되면서 효율적이 됐다. 앞으로는 고객과 회사 상호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더 용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고민해야 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이다. 비용은 경영을 함에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인데 그걸 가지고 효율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 성장을 못하면 효율도 끝이다.

-박 교수 : AI의 폭발적 성장으로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기후위기 대응은 탈탄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 상충된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한국형 에너지 믹스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 고문 : 탈탄소에 있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꼴찌다. 탄소에 대해 적정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그래서 장기적인 탄소 감축과 함께 흔히들 에너지 믹스를 말할 때는 에너지 안보, 경제성, 지속 가능성 이 3가지를 어떻게 잘 섞어서 가느냐가 관건이다. 탄소 감축을 한다고 갑자기 전기 요금이 비싸지면 어떻게 되겠나. 제조업 평균으로는 전기가 제조 원가의 0.2%라고 하지만, 어떤 산업에서는 굉장히 많은 전기가 들어간다. 예를 들어 금형, 표면처리 같은 작업에는 40% 수준을 차지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기료에 복지비용을 덧붙이는 잘못된 정책을 해왔다. 복지차원에서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형태다. 이는 잘못 이뤄지는 것이다. 에너지 안보, 경제성, 지속 가능성 이 3가지를 가지고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흔들리면 안 된다. 3가지 사항을 고려해 모든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한 원가가 얼마인지 봐야 한다. 석탄 발전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데 톤당 얼마를 배출하는지, 원자력은 사고까지 감안했을 때 비용이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것을 다 놓고 얘기해야 한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이사장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 고문단 2차 좌담회에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박 교수 : 정 고문님께서는 삼성전자에서 30년 이상 인사를 담당한 전문가이시다. 최근 한국의 우수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반대로 해외 인재 유치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 유출을 막고 해외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은 무엇이라 보나?

▶정 고문 :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우수 인재도 좋은 조건으로 자연스럽게 가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 대안은 그들이 선호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특히 영입 대상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 인력들이 들어오면 적응을 못하는 이유가 주변에서 소외시키고 네트워크가 없으니까 협조를 못 받는 등의 문제 때문이다. 그런 여건 때문에 계약 기간을 마치면 자국으로 돌아가버리는 사례가 많다.

영입하는 환경이 꼭 연봉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00년 대 중반 삼성전자에서 물류 프로세스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가 채용에 나섰고 물류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적임자를 찾았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오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우선 물류 컨설팅 회사는 그대로 유지하도록 해주고 그다음 설득한 포인트가 "삼성전자가 물류가 약할 때 당신이 들어와 업그레이드를 시켜주면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생기고 이는 결국 애국하는 길이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분이 오고 나서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 부분이 본인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운영하던 컨설팅 회사의 경영 이념도 '물류 보국'으로 물류를 강화해 나라에 기여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철학과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박 교수 : IT 인프라 산업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있으며, 공급망 자체가 안보의 영역이 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프렌드쇼어링' 등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격변 속에서 IT 인프라 기업은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전략은 무엇인가?

▶최준근 고문 :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우리가 해야 한다', '내가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다. 해외에 기술 있는 기업과 강력한 협력을 체계를 갖춰야 한다. 최근 많이 거론되는 소버린 AI(국가나 기업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통제할 수 있는 AI)와 관련해서도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곳은 미래 경쟁력에 중요해 자기들의 데이터 센터를 가져간다는 게 이해되지만, 그 외 제조나 금융 산업에서는 대부분 데이터 센터를 이용하는 게 중요하지 자신들이 직접 소유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AI 그 자체로는 경쟁할 수 없다. 우리가 플랫폼도 없고, 이미 선진국들이 표준을 다 만들고 가지고 있다. 우리가 있다고 하고 내놔봐야 세계에서 듣는 사람도 없고, 그걸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만들어도 팔아먹을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같은 경우 우고리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 우리는 굉장히 빠르다. 우리나라가 그런 것들을 잘 이용을 해서 어떤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잘 만들어 국내에서 활용하고 그걸 가지고 세계 시장에 나가는 이런 부분에서 기회가 아마 제일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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