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무역환경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호황과 수출시장 다변화가 상승 흐름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관세협상 타결로 불확실성도 걷히면서 연간 수출이 사상 처음 7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수출액은 5791억6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연초부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수출이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으나 현재까지 역대 최고 실적 흐름을 유지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 직후부터 전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압박을 가했다. 지난 3월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6월에는 세율을 50%로 인상했다. 4월에는 상호관세 발표와 함께 자동차에도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철강과 자동차 수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지역인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올해 10월까지 누적 247억9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철강 역시 같은 기간 17.8% 줄어든 30억17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전체 수출이 견조했던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이 있었다.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서버 투자가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고부가 상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판매가 늘고 D램 가격도 급등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올해 누적 수출액이 전년 대비 17.8% 증가한 135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시장 다변화도 한몫했다. 미·중 중심의 수출구조는 여전하지만 아세안, 유럽, 대만, 중남미 등에서 수출이 늘면서 대미·중 수출 감소를 일정부분 상쇄했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불확실성도 줄고 있다. 특히 수출 피해 업종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져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당장 이달들어 수출 실적도 반등 흐름이 뚜렷하다. 11월 1~20일 수출은 385억달러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이 26.5% 늘었고 그동안 부진했던 자동차 수출도 22.9% 확대됐다.
올해 10월까지 5% 역성장했던 대미수출도 11월에는 5.7% 증가하며 반등했다. 대중 수출 역시 올해 10월까지 누적 3.8% 감소했으나 11월에는 10.2%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전체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선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대비 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6836억900만달러) 기준으로 계산하면 올해 예상 수출액은 약 7041억달러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이외 품목 회복이 더해지고 있고 대미 관세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비미국 수요도 반등하고 있다"며 "올해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하며 최초로 7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수출 전망치도 상향 조정 중이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매출 증가율 전망의 상향,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 주요국 금리인하 등에 따른 교역 여건의 개선 등을 감안해 내년 한국 수출 전망을 기존 7.5%에서 9.5%로 상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