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보건의료 정책 주체"…'환자기본법' 국회 본회의 통과

"환자가 보건의료 정책 주체"…'환자기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박미주 기자
2026.03.31 19:42

5월29일 '환자의 날'로 정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모습/사진= 뉴스1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모습/사진= 뉴스1

보건복지부가 31일 환자의 권리보장과 환자안전 증진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환자기본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환자기본법은 그간 진료의 객체, 보건의료행위의 수혜 대상으로 인식되던 환자가 보건의료의 주체임을 천명하고 환자의 권리를 증진·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책을 담고 있다.

이 법은 그간 '보건의료기본법'에서 규정해 오던 내용과 기존 법률에서 누락됐던 주요 내용을 포함해 12가지 환자의 권리를 명시하고, 그에 대응해 4가지 환자의 의무를 규정했다.

12가지 권리는 △양질의 적정한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 △성별·나이·종교·사회적 신분·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건강권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질병상태, 치료방법 등의 설명을 듣고 물어볼 수 있는 권리, △제공받는 서비스를 결정할 권리 △기록열람, 사본요청 등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정보를 보호하고 정보제공여부를 결정할 권리 △투병과 관련된 비밀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보건의료기관·거주지에서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 △부적절한 보건의료서비스로 인한 피해에 대해 신속·공정하게 조치를 받을 권리 △건강과 권리증진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 △환자정책 등에 의견을 제안할 권리 △환자 권리 증진 위한 단체의 조직·활동할 권리다.

의무는 △자신의 건강 정보를 보건의료인에게 정확히 알리고 전문성을 존중할 의무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받지 않을 의무 △폭언·폭행·협박 등으로 보건의료행위를 방해하지 않을 의무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의무다.

아울러 5월29일을 환자의 날로 정했다. 환자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환자 중심의 보건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5월29일은 2010년 항암제 투약오류로 사망한 고(故) 정종현 군의 기일이다. 복지부는 우리 사회에 환자안전의 중요성을 알린 중요한 계기가 된 이날을 환자의 날로 지정함으로써 환자 중심의 보건의료 환경 조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환자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도 법률에 명시했다. 복지부 장관은 5년마다 환자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그에 따른 시행계획 수립 의무도 복지부 장관과 시·도지사에게 부여될 예정이다. 환자의 권리 증진,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실태조사, 환자정책영향평가 수립, 환자정책연구사업 수행 의무도 포함했다. 이에 더해 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환자정책위원회를 두고 환자의 건강과 권리 증진,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에 관한 기본적인 정책을 심의해 나갈 예정이다.

환자단체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이를 지원할 근거를 마련한 점도 의미가 크다. 환자단체의 주요 업무와 보호·육성 의무를 법에 명시한 것에 더해 복지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등록·취소 절차를 체계화해 전문성을 갖춘 환자단체가 투명하고 역량 있게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구축했다.

환자안전사고 중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추가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를 조사할 근거도 마련했다. 복지부 장관은 관련 보건의료기관에 환자안전사고 관련 개선활동의 수립·이행에 관한 보고를 요청할 수 있다. 조사 결과에 기반해 개선 의료기관에 기술적·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환자기본법이 환자정책 전반을 포괄하는 기본법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도록 기존 '환자안전법'을 폐지하고 관련 내용을 본 법안에 체계적으로 통합했다. 기존 환자안전법에 근거한 정책과 기구들은 환자기본법 체계 내에서 중단 없이 연계 운영될 예정이다.

법률안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하위법령 제정 등 제도 시행 준비를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의료계, 환자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나갈 예정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환자기본법 제정은 그동안 진료의 객체로 머물렀던 환자가 보건의료의 당당한 주체로서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의 권리를 실현해 나가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 또한 모든 정책을 환자의 관점에서 재점검하고 혁신해 환자의 참여가 의료 현장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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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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