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반도체 효과에 내년 성장률 1.8% 전망…AI 버블이 복병?

세종=박광범, 김주현 기자
2025.11.27 16:20
한국은행의 2025년 및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그래픽=윤선정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여잡은 배경에는 소비 회복세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자리한다. 양호한 내수 흐름이 이어지고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며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무역갈등 재격화에 따른 통상환경 불확실성 확대, 국제금융시장 불안, 비IT(정보기술) 부문 부진 심화 등이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AI(인공지능) 버블론'이 현실화하면 우리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1.0%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보다 0.2%p(포인트) 상향한 1.8%를 제시했다.

성장률 전망치 상향 배경엔 내수 회복세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있다.

한은은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지난 8월 전망 대비 0.1%p(포인트) 높은 1.7%로 조정했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1%p 높여 잡은 2%로 제시했다. 여기에 건설투자 부진도 완화하면서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수출을 이끈 반도체 수출 호조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미 무역협상 타결과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봤다"며 "소비 측면에서도 확장적 재정정책과 경제심리 개선의 영향이 커지면서 회복세가 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1.8%로 잡았기 때문에 기필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성장률을 올릴 것"이라며 "내년이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글로벌 통상환경과 반도체 경기 등과 관련한 경기 하방 리스크(위험)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장의 부문별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최근의 성장흐름을 보면 반도체 등 IT 부문의 성장세는 견조한 반면 관세 영향이 큰 부문과 지방·중소기업 등에서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성장에는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는 데다 상하방 불확실성도 여전한 만큼 여러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버블론이 현실화하면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AI 투자가 과도한 것으로 평가되며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내년 하반기 중 둔화하고 내후년 정체되면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대비 2026년 -0.1%p, 2027년 -0.3%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AI 붐이 유지되면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각각 0.2%p, 0.3%p 높아질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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