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의 앞으로 금리 방향성도 한 달 전과 달라졌다. 한 달 전 회의에선 추가인하 기조를 유지했지만 이번 회의에선 동결과 인하 가능성을 모두 언급하며 인하사이클 종료신호를 던졌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0.25%포인트(P) 내린 이후 약 6개월째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아진 가운데 성장은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된다"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 금리결정에 대해선 "성장률 전망이 상향조정됐지만 앞으로 경로에 상·하방위험이 모두 있다"며 "부동산·환율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하고 물가상승률도 높아진 점에서 당분간 추가인하 가능성과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 내부의 판단도 미묘하게 갈렸다.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신성환 위원만이 연 2.25% 인하를 주장했다. 조건부 포워드가이던스는 3대3으로 갈렸다. 3개월 뒤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과 인하 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직전 금통위에서는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위원이 4명이었다. 한 달 새 1명이 '동결'로 돌아서면서 이번 금통위는 전보다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문구도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간다'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로 대체됐다. 다만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이 총재는 선을 그었다.
한동안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에서 벗어나 있던 물가도 고려요인으로 돌아왔다. 한은의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모두 2.1%다. 기존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0.1%P, 0.2%P 올랐다.
부동산 시장의 재과열 우려도 여전하다. 유동성을 추가로 풀면 부동산 등 자산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만큼 추가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과거 히스토리를 쭉 보면 현재 유동성은 풍부한 상황으로 새로 풀리는 유동성은 한은이 관리하는 것"이라며 "지금 기준금리는 금융안정을 고려할 때 중립금리 수준"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이번 금통위를 사실상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시그널로 받아들였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하 '기조'는 인하는 분명하지만 시기와 폭을 고민한다는 의미인 반면 인하 '가능성'은 인하여부를 저울질한다는 뜻"이라며 "동결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반도체 수출흐름이 꺾여 성장률 전망이 다시 낮아질 경우 인하 가능성은 살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