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등 무역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최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시장 호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세 영향을 받았던 자동차 수출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다. 반도체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며 자동차도 연간 최대 실적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610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역대 11월 중 최대 실적이다. 지난 6월 이후 6개월 연속 월별 최대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 역시 전년 대비 13.3% 늘어난 27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11월 중 1위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11월 누적 수출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6402억달러로 동 기간 중 역대 최대였던 2022년(6287억달러) 실적을 3년 만에 경신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호실적 영향이 컸다. 1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8.6% 증가한 172억6000만달러로 전 기간 중 가장 높은 월별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11월 누적 수출은 전년 대비 19.8% 늘어난 1526억달러로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전체 반도체 수출액(1419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고부가 메모리에 대한 높은 수요가 메모리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면서 호실적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부가 디램 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16Gb(기가바이트) 제품의 고정가격은 올해 10월 8.8달러에서 지난달 19.5달러로 한 달 만에 124% 급등했다. 낸드 메모리와 범용 제품인 DDR4 역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내연기관·하이브리드차의 호실적 영향으로 전년 대비 13.7% 늘어난 6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수출은 660억4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역대 연간 최대 실적(2023년 708억6000만달러)에도 근접했다.
한류 관련 상품의 수출 증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농수산식품 수출은 10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으며 화장품 수출은 4.3% 늘어난 9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석유제품 수출은 기업의 설비 정기보수에 따른 물량 감소로 전년 대비 10.3% 감소한 3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역시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과 수출물량 축소로 전년 대비 14.1% 줄어든 30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지역인 대중 수출액이 전년 대비 6.9% 늘어난 120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3.8% 마이너스였다. 반도체,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 주력 품목 수출이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대미 수출은 103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0.2%) 했다. 다만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이 5% 역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11월 수출은 다소 회복세로 분석된다. 대미 반도체 수출이 11억달러로 39% 증가했으며 관세 영향을 받았던 자동차 수출 역시 전년 대비 11% 증가한 22억달러로 반등했다.
대아세안 수출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04억2000만달러로 나타났다. 대중동 수출은 33.1% 늘어난 2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대유럽연합(EU) 수출은 53억4000만달러, 대일본 수출은 23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1.9%, 6.8% 감소했다.
지난달 수입은 513억달러로 전년 대비 1.2% 늘었다. 에너지 수입은 감소했으나 에너지 외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97억3000만달러 흑자다. 1~11월 누적 흑자는 660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흑자(518억4000만달러)를 넘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11월 수출 실적에 대해 "미 관세를 포함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능력을 발휘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 발의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며 "12월에도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 경제 회복과 성장의 핵심적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