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늑장 처리 없었다"…법정시한 준수로 '유종의 미' 거둔 기재부

세종=정현수 기자
2025.12.02 16:04
연도별 예산안 의결일/그래픽=김지영

정부 예산안 통과가 법정 시한(12월2일)을 지킨 건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에도 법정 시한을 준수한 건 지금까지 2번밖에 없었다. 그만큼 이번 예산안 통과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새정부 출범 이후 각을 세우던 여·야 정치권이 '대승적' 차원의 협치 가능성을 내비쳤고, 한 달 후면 간판을 내리는 기획재정부 역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은 헌법에서 규정한다. 헌법은 국회가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의결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1월1일이 시작하기 30일 전에 예산안을 확정해야 한다는 것인데,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과거에는 대부분 지키지 않았다.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이다. 국회는 법안 통과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2012년 5월 국회법을 개정했다. 당시 국회법 개정안에는 '예산안 등 본회의 자동부의' 조항이 들어갔다.

이 조항은 예산안과 세입예산안 부수법안의 심사를 매년 11월30일까지 마쳐야 한다고 규정한다. 기한 내에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다음날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본다. 법정 시한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다.

국회선진화법은 2012년부터 시행됐지만, 자동부의 조항은 2014년 5월부터 도입됐다. 그리고 그 해 예산안은 12월2일에 처리됐다. 2012년과 2013년에 예산안이 해를 넘겨 1월1일에 통과된 걸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였다.

하지만 2014년 이후로는 한동안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12월3일 통과됐고, 2017년(12월6일), 2018년(12월8일), 2019년(12월10일) 등 해를 거듭할수록 통과 시점은 뒤로 밀렸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에는 법정 시한을 다시 지켰다. 하지만 이후로는 다시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올해도 쟁점은 많았다. 새정부 첫 예산안이라는 점에서 야당은 감액에 집중했고, 세제개편안을 두고서도 여야의 입장이 엇갈렸다. 하지만 법인세 등 여·야의 의견이 엇갈렸던 세제개편안이 접점을 찾으면서 5년 만에 법정시한을 준수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중심으로 기재부 관료들도 정치권에 적극적인 설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부의 첫 예산안이라는 대의와 조직개편을 앞두고 조속한 예산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예산안은 기재부가 편성한 마지막 예산안이다. 기재부는 내년 1월부터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된다. 앞으로 예산 편성은 기획예산처가 맡게 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