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권 반도체 혁신 벨트 구축…"수도권서 멀어질수록 우대지원"

세종=조규희 기자
2025.12.10 16:39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0. /사진=뉴시스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지형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본격화한다. 목표는 단순한 생산 시설 분산이 아니다. AI(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산업 기반을 전국에 배치해 성장축을 재편하고 지역경제와 산업생태계를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을 새로운 산업 거점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수도권에 과도하게 몰린 산업 구조가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우리 산업은 압축 성광 과정에서 인력·기반시설 활용 등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하며 기업이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상태다. 좁은 지역에 대규모 생산시설이 밀집하면서 전력망이 포화되고 투자비가 치솟는 한계에 직면해있다. 반면 반면 대만·일본 등 경쟁국은 반도체 팹의 지역 분산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성장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AI 시대, 반도체산업 전략'을 살펴보면 정부 전략의 핵심은 '남부권 반도체 혁신 벨트'다. '광주-부산-구미'를 잇는 축이다. 광주는 패키징 허브로 키운다. 글로벌 패키징 기업과 AI 데이터센터가 자리한 점을 활용해 소부장 기업을 집적한다.

부산은 전력반도체 중심지로 묶는다. 8인치 SiC 실증팹 구축과 전력반도체지원단 설립을 검토한다. 구미는 소재·부품의 R&D(연구개발)와 사업화를 집중 지원하고 시험평가센터 등 실증 인프라를 확충한다.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자료제공=산업통상부

비수도권 특화단지 신규 지정도 원칙으로 못 박았다.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인프라·재정 등 우대지원을 강화한다. 지방 연구인력의 노동시간 유연화 등 혜택도 검토한다. 지방투자를 기업 성장과 지역경제 확장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기술 투자도 늘린다.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차세대 메모리에 2032년까지 2159억원 △AI 특화 반도체에 2030년까지 1조2676억원 △화합물 반도체에 2031년까지 2601억원 △첨단 패키징에 2031년까지 3606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047년까지 10기의 신규 생산 팹을 짓는 700조 원 규모의 장기 투자 로드맵도 제시했다.

국방반도체 기술자립도 본격화한다. 99% 수입 의존 구조를 끊기 위해 방사청·산업부·과기정통부가 전 주기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한다. 소재·설계·공정·시스템을 포함한 독립 생태계 구축이 목표다.

시스템반도체 취약점 보완도 맞물린다. 팹리스가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하도록 수요기업이 앞에서 끌고 파운드리가 밀착 지원하는 협업 구조를 만든다. 차량용 MCU·전력관리칩 등 미들테크 국산화 지원도 확대한다. 국내 첫 반도체 대학원대학 설립, 트리니티팹 출범 등 인재·테스트 인프라 강화 정책도 포함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주도권 확보에 우리 산업의 명운이 달린 비상한 시기인 만큼, 그동안 실행에 옮기기 어려웠던 비상한 정책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며 "우리가 잘하는 반도체 제조 분야는 기업의 투자를 전방위 지원해 세계 1위 초격차를 유지하고, 경쟁력이 부족한 시스템반도체, 특히 팹리스 분야는 파운드리-수요기업 등 온 생태계를 동원해 10배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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