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협상' 마무리 수순…한미 관세 수준 논의 본격화하나

세종=조규희 기자
2026.01.18 11:28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확대 오찬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국의 반도체 포고령 발표로 매듭짓지 못한 한미 관세 협상에서 어떤 결론이 날 지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받지 않는다는게 미국의 약속이지만 결과 도출을 위한 협상이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18일 관련 부처 등은 미국 반도체 포고령의 여파를 두고 산업계와 전방위적으로 점검하고 대비 중이다.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지만 어디로 확대될지도 모르는 상황.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15일부터 1단계 조치로 첨단 컴퓨팅 칩에 대해 제한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적용 대상은 엔비디아의 'H200', AMD의 'MI325X' 등이다.

한국 주력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는 제외됐을 뿐더러 직접적인 목표는 중국산 제품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게 이번 포고령의 핵심인데 H200의 경우 전량 중국으로 수출된다.

다만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인지하는 계기도 됐다. 양국은 지난해 조선업과 첨단산업 등의 대미 투자 등을 확정하며 상호관세를 15% 내렸다. 당시 미국은 한국의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원칙적인 약속을 했다.

그러나 대만이 우리의 경쟁국인데 최근 공개된 미국과 대만이 합의한 '반도체 관세 면제' 조건을 살펴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반도체 생산능력을 신설하는 대만 기업의 경우 관련 시설의 건설이 진행되는 동안에만 생산능력의 2.5배 수입분까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을 완공한 대만 기업은 신규 생산능력의 1.5배까지 관세를 내지 않는다.

메모리 반도체 관련해 '100% 관세 내지는 미국 내 생산'이라는 미국의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협상 결과다. 같은 관세 조건이 우리에게 적용된 건 아니다. 이제 협상을 본격 시작해야 하는 단계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7일 방미 이후 기자들과 공항에서 만나 "지난해 미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부분은 우리가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대우한다는 합의를 한 바가 있다"며 "최근 미국과 대만의 협의 결과가 나온 것을 참조하면서 구체적인 부분을 추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판결 결과가 한국을 비롯해 각국과의 관세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미국의 엄청난 무역 적자가 비상사태이며 이에 따라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왔다.

관련 소송의 1, 2심 재판부는 IEEPA를 상호관세 등 부과의 근거로 삼은 것이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만 남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