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핵심펀드에 美공적자금 들어온다… 최소 1.2조원 출자 약정

김지훈 기자
2026.01.29 04:04

공공부문 은퇴자금… 韓 사모펀드 규제 대항수단 가능성도

미국 공적자금이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M&A(인수·합병) 핵심 자금원인 MBK 6호펀드에 최소 1조2000여억원을 출자하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고려아연 인수 등에 투입되는 MBK 6호펀드에서 미국 공적자금의 구체적인 비중·목록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28일 IB(투자은행)업계와 미국 연기금 공시문건 등에 따르면 미국계 공적자금이 MBK에 출자를 약정한 자금은 9억6500만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일례로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CalPERS·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공시에 따르면 캘퍼스는 2024빈티지(vintage·투자 개시연도)로 MBK 6호펀드에 2억5000만달러 출자를 약정했다. 2025년 3월말 기준으론 약정액의 약 20%인 4950만달러를 집행했다. 이에 따른 장부상 평가손익(집행액-평가액)은 962만달러 순손실이었다. 수익회수 전 관리보수 등 비용지출 구간으로 보인다.

이밖에 △뉴욕주 교직원연금(NYSTRS·2억달러)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1억2500만달러) △인디애나주 공적연금(INPRS·1억2000만달러) △플로리다주 공적기금(Florida SBA·1억달러) △뉴욕주 공적연금(NYSCRF·1억달러) △로스앤젤레스(LA)시 공무원연금(LACERS·4000만달러) △일리노이주립대 교직원퇴직연금(SURS·3000만달러) 등이 출자(공동투자 포함) 약정기관에 포함됐다.

MBK의 M&A 활동을 미국 교직원, 소방관, 경찰, 교도 등 공공부문 은퇴자금들이 뒷받침하는 셈이다. 수익성뿐 아니라 투자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관들이어서 MBK가 운용 차원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MBK 6호펀드는 2023년말 1차 클로징을 시작으로 출범, 지난해 11월 기준 총 55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출자약정을 완료했다.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NH투자증권으로부터 대출받은 1조원을 6호 블라인드펀드에서 캐피탈콜(출자요청)해서 상환하는 등 6호펀드를 M&A 자금원으로 활용해왔다.

자본시장에선 미국 연기금이 한국 사모펀드 규제 등에 대한 미국 측의 대항수단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이 중간선거를 오는 11월 치를 예정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나 정치권이 연기금 자금을 국익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쟁점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블랙록 CIO(최고투자책임자·릭 리더 글로벌채권 최고투자책임자)가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에 대한) 미국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연기금이 통상압력을 가하는 우회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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