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달러 강세 압력이 이어지고 환율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한은이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전망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6원 오른 1445.5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1451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주간 거래 마감을 앞두고 상승 폭을 줄이며 144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환율 상승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 공개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의사록에는 일부 위원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고, 달러인덱스는 97.7선까지 상승했다. 설 연휴 기간 발표된 미국 산업생산과 주택착공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다만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외국인 국내 증시 순매수는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 흐름 속에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450원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환율 흐름은 오는 26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6회 연속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금통위원들은 지난 1월 회의에서도 금리의 '방향 전환'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을 반복적으로 제시했다. 환율이 1450원 안팎에서 하향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는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미 기준금리 차가 1.25%포인트로 유지되는 가운데, 한국이 먼저 금리를 낮출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
5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서울 아파트 가격 등 자산시장 상황도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요인이다. 고환율과 자산가격 상승이 동시에 지속되는 국면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원화 약세와 자산가격 불안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집계한 경제불확실성지수(EPU)는 1월 161.62로 전월 대비 37.9% 급등하며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미국의 관세 압박 등 통상 리스크가 반영된 결과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기준금리 2.5% 동결 이후 환율이 소폭 하락했으나 당국의 우려를 잠재우기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부동산 가격 상승률 또한 높은 수준"이라며 "오는 26일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2.5%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