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이틀새 10% 폭등했다.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오일쇼크 수준의 경제 충격이 세계를 덮칠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원유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3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81.4달러로 전장보다 3.66달러(4.71%) 상승 마감했다. 전날 6.7% 오른 데 이어 이틀 동안 상승폭이 10%를 넘어섰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도 전날보다 3.33달러(4.67%) 상승한 배럴당 74.56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이틀새 가격이 10% 이상 급등했다. 원유 수급 차질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자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 역시 1800원대를 넘어섰다. 일주일 전보다 리터(ℓ) 당 66원 오른 금액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해상보험료도 급등했다. 국제 해상보험 업계는 이란 사태가 발생하자 '전쟁위험 할증료(War Risk Surcharge)'를 부과했다. HMM을 포함한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은 중동과 홍해 인근 운항 노선에 대해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00~1000달러 수준의 '긴급 전쟁위험 할증료'를 공지했다. 할증료는 유가 상승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인다는 점에서 위기 가늠 지표로 활용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제로 단행하면서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던 4차 중동 전쟁(1973년 10월)이나 이란이 석유 수출을 중단해 발생했던 2차 오일쇼크(1978년 12월~1979년 3월)와 유사한 상황이 우려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유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 지역이 장기 봉쇄될 경우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원유나 석유 제품을 208일분 비축하고 있어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더라도 당분간 수급에 큰 문제는 없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할 경우 중동 외 물량 확보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과거와 같은 오일쇼크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