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율 안정 3법' 차일피일 미룬 사이…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세종=박광범 기자, 유재희 기자
2026.03.16 17:24
'환율 안정 3법' 주요 내용/그래픽=윤선정

원/달러 환율이 주간거래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1500원을 돌파했다. 외환시장에 비상이 걸렸지만 국회는 이른바 '환율 안정 3법'을 뒤늦게 논의 테이블에 올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란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입법이 지연되는 사이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이 적기에 시행되지 못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진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16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환율 안정 3법' 내용 등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및 농어촌특별세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 지 83일,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53일 째만이다.

환율 안정 3법은 △'국내주식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를 통해 국내 주식 투자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최대 100% 공제 △환헤지 상품 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신설 △외국 자회사로부터 받는 수입 배당금의 익금불산입률 상향 등이 담긴 개정안을 통칭한다.

핵심은 RIA 도입이다. RIA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에서 1년 이상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한도 5000만원)을 복귀 시기에 따라 비과세한다. 세부적으로 올해 1분기에 해외주식 매도 후 국장으로 복귀하면 100%, 2분기에 매도하면 80%, 하반기에 매도하면 50%의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복귀 시점이 빠를수록 혜택이 크도록 설계됐다. 국회의 입법 지연이 곧 정책 효과 축소로 직결되는 셈이다.

또 개인투자자용 환헷지 상품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액의 5%를 해외주식 양도소득에서 공제하는 특례도 담겼다. 아울러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한 수익배당금 익금불산입률도 기존 95%에서 100%로 올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환율 안정 3법은 정부가 지난해 말 외환시장 불안이 심화하자 내놓은 대책이다. '해외 자본 리쇼어링(국내 복귀)'을 통해 국내에 달러 공급을 늘려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그동안 국회 논의 뒷전에 밀려 있었다. 대책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인 데다 여야가 '사법개혁 3법' 등을 둘러싼 정쟁에만 몰두하며 환율 안정 3법이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이다.

그러는 사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쟁이 벌어졌고 외환시장은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3원 오른 150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이 주간거래에서 1500원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국회가 뒤늦게 환율 안정 3법 처리에 첫 발을 내디뎠지만 입법 지연으로 환율 불안을 심화시켰단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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