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5487.24)보다 62.61포인트(1.14%) 오른 5549.85에 마감한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52.96)보다 14.67포인트(1.27%) 내린 1138.29,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93.7원)보다 3.8원 오른 1497.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6.03.16.](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3/2026031616463441543_1.jpg)
원/달러 환율이 주간거래에서도 장중 1500원선을 넘어서며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 외국인 자금 탈출 흐름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원화 약세가 다른 통화보다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들어 지난주까지 원화 가치는 3.84% 하락하며 주요 통화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 상승률은 2.92%였다. 원화는 유로(-3.29%), 엔(-2.39%), 파운드(-1.85%)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원화 약세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이어지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질수록 달러 수요가 늘어나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자연스럽게 커진다.
여기에 한국 경제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환율을 더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 원유의 약 70.7%, 액화천연가스(LNG)의 20.4%를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다. 유가 상승이 곧바로 수입 비용 증가와 무역수지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고유가 국면에서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세 압력을 크게 받는 경향이 있다.
외환시장 수급도 원화에 불리하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3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이는 달러 수요를 늘리며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화 수급 흐름도 환율 하락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확대와 기업들의 외화 보유 성향 강화로 국내 달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요인들이 겹치며 원화가 다른 주요 통화보다 더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악화 우려가 커지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 이상 상승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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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국 수출 호조 △한국 증시 호황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글로벌 자금 유입 등은 환율 상승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지정학적 충격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 한 달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진단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아프가니스탄전, 이라크전, 걸프전 등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외환시장 충격이 환율에 미친 영향이 한 달을 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은 것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국제유가가 장기간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영향"이라면서도 "과거 사례를 보면 지정학적 충격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보통 한 달 정도를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는 "환율이 단기간 급등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변동성을 낮추는 차원의 외환시장 개입은 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환율의 방향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고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미세 조정 정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